프로배구 ‘전통의 명가’ 현대캐피탈이 부진의 터널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9일 인천 도원시립체육관에서 열린 NH 농협 2011-2012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대한항공에 0-3(23-25, 18-25, 21-25)으로 완패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패배로 1승4패를 기록하며 승점 4점으로 LIG손해보험과 동점을 이뤘으나 세트 득실률에서 뒤져 6위로 내려앉았다.
더 뼈아픈 것은 2008년 2월3일~2월10일 이후 처음이자 팀 창단 후 2번째로 3연패를 당했다는 점이다.
사실 이날 패배는 한 수 아래로 평가되던 서울 드림식스와 KEPCO와 졸전 끝에 연패할 때부터 이미 예견됐던 부분이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김호철 감독을 내보내고 대신 ’현대맨’인 하종화 신임 감독을 앉히며 전력재편에 나섰다.
하 감독은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한 팀의 명가 재건이라는 중책을 부여받았지만, 현재까지 성적은 기대 이하다.
우선 팀의 에이스인 문성민(레프트)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하 감독은 문성민을 대신해 그간 출전 기회가 적었던 주상용과 박주형을 내세웠지만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하 감독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지명한 최민호를 레프트로 기용하면서 변화를 줬다.
하지만 최민호는 단 2점에 그치면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하 감독은 1세트에서 팀이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고 5-16까지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자 최민호를 다시 벤치에 앉혀야만 했다.
여기에 팀에 새로 합류한 외국인 용병 댈러스 수니아스가 팀플레이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하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수니아스는 이날 혼자 18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공격성공률은 39.5%에 그쳐 대한항공의 네맥 마틴(18점·공격성공률 45.2%)과의 용병 싸움에서도 밀리고 말았다.
하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노쇠화되고 특히 문성민이 빠지면서 레프트 쪽에서 제 역할을 못해주다 보니까 다른 부분까지 문제점이 드러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성민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과거와 같은 강팀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긴 어려울 것 같다. 또 역으로 말해서 상대팀이 성장했고 좋은 선수들을 많이 데려오면서 다들 전력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어려운 경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하 감독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