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 속 ‘외상 후 스트레스’와 싸우는 소방관

입력 2011.11.09 (22:06)

<앵커 멘트>

남을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참 고마운 분들. 바로 소방관이지요.

겉으론 강해 보여도 속으론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처참한 사고를 수시로 접하다 보면 외상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김진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5월 광주 전남지역에서 한 달 새 소방관 3명이 잇따라 자살했습니다.

과로와 업무상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린 것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한 여성 소방대원은 벌써 3번이나 유산했습니다.

처참한 사고현장과 시신을 목격하면서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가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녹취> 구급대원(음성 변조) : "사고 현장이 참 많이 처참해요. 많이 본다고 해서 면역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스트레스로 다가와서..."

최근 3년 새 전국에서 자살한 소방관은 무려 25명, 개인적인 문제도 있지만, 재난현장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나타나는 정신적 장애인, '외상 후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3만 7천여 명 가운데 불과 9명만이 이 장애를 진단받았습니다.

진단받는 순간 업무 복귀가 불투명한데다, 3교대라 빠질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윤형환(전주 완산소방서) : "(치료하려 해도) 내일. 모레 바로 나오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정기적인 상담과, 심리 치료가 필요합니다.

<인터뷰> 김병조(신경정신과 전문의) : "(외상 후 스트레스) 치료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관들이 오늘도 정신적 장애를 안은 채 현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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