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능 입증 안 된 ‘항암배추’…예산만 낭비?

입력 2011.11.09 (22:06)

수정 2017.01.31 (11:31)

<앵커 멘트>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항암 성분이 있다는 채소와 과일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세계 최초로 '항암 배추'를 개발했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정작 실험을 한 기관에서는 항암 효능이 없었다고 반박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함영구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회의원과 농림부 관계자, 지자체장까지 참여해 열린 세계 최초 항암 배추 개발 발표회장.

항암 효과가 있는 '베타카로틴'과 '글루코나스투틴' 성분이 일반 배추보다 30배 이상 많다며 자체 의뢰했던 연구기관의 성분 분석자료도 제시했습니다.

<인터뷰> 박동복(항암 배추 개발 업체): "수많은 실패를 거듭해서 오늘날 이 항암 배추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KBS가 입수한 이들 연구기관 중 1곳의 분석 내용은 달랐습니다.

글루코나스투틴 성분의 경우 일반 배추보다 33배 높다고 발표했지만, 배추 겉이 아닌 속은 일반 배추보다 오히려 낮았습니다.

또, 34배 이상이라고 밝힌 베타카로틴의 경우도 항암 배추보다 한 일반 배추 품종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기관은 종묘업체가 분석 자료를 왜곡했다며 자료사용 중단을 요청하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박종태 교수(충남대 식물성분 분석센터): "저희가 판단하기에는 그런 과학적인 근거로 저희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판단을 내린 거죠."

더구나, 이 두 성분은 학계에서도 항암 효과 여부에 대해 논란이 많은 것들입니다.

<인터뷰> 김대중 교수(충북대 암예방연구실): "(베타카로틴과 글루코나스투틴은) 임상에서 항암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도
연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종묘업체 인근의 충북 괴산군은 예산을 투입해 100여 농가에 항암 배추 종자를 보급했습니다.

KBS 뉴스, 함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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