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NH 농협 2011-2012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경기가 펼쳐진 인천 도원시립체육관.
1세트 대한항공이 23-22로 박빙의 리드를 지켜간 상황.
대한항공의 외국인 용병 네맥 마틴의 강력한 서브는 네트를 타고 흘러 현대캐피탈의 끝선 안쪽에 절묘하게 떨어지면서 세트포인트가 됐다.
스코어 24-23에서는 레프트 김학민의 오픈 공격이 성공하면서 대한항공은 1세트를 가져가는 데 성공했다.
대한항공은 마틴의 행운이 섞인 서브 득점에 힘입어 1세트를 따냈고 이날 경기 역시 세트 스코어 3-0(25-23 25-18 25-21)으로 수월하게 마칠 수 있었다.
대한항공이 3-0 승리를 거둔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6경기(5승1패) 동안 5세트까지 가는 승부만 네 차례나 치렀다.
득점원도 다양하고 공격도 스피드가 있는 대한항공이지만 범실이 186개로 7개 팀 중 최다를 기록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대한항공의 범실 수는 최소팀 KEPCO(76개)에 비해 배 이상 많다.
결정적인 서브범실도 118개로 최다이다. 40개로 가장 적은 아마 초청팀 상무신협과 비교하면 무려 78점을 상대팀에 그냥 헌납한 셈이다.
서브 범실은 직접적인 실점 외에도 팀 분위기를 가라앉혀 다른 범실을 유발하는 등 이중 삼중의 피해를 준다.
대한항공의 서브 에이스는 36개로 2위 서울 드림식스(21개)보다 15개나 많은 압도적인 1위지만 손익을 따지면 잃는 게 더 많다.
대한항공이 이날 현대캐피탈을 맞아 3-0으로 오랜만에 손쉬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원인은 범실, 특히 서브 범실을 줄인 것이 주효했다.
이전 5경기에서 대한항공의 서브 범실은 평균 21개였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13개로 줄었다.
대신 대한항공은 1세트 박빙의 승부에서 마틴의 서브가 네트에 걸려 성공하는 등 서브 에이스를 6개나 상대 코트에 꽂았다.
반면 현대캐피탈의 서브 에이스는 1개에 그쳤다. 이는 그대로 점수 차로 연결됐고 손쉬운 승리로도 이어졌다.
신영철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가 준비했던 서브가 잘 들어갔다. 그게 승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이 흔들리던 동체를 바로 잡는 데는 서브 범실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