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낙동강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강바닥을 퍼내면서 이맘때 날아들던 흑두루미가 지난해부터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박대기 기자가 한 때 '두루미의 낙원'이었던 해평습지에 가 봤습니다.
<리포트>
경북 구미시의 낙동강 해평습지... 모래톱 한쪽에 한 무리 새들이 모여 있습니다.
부지런히 먹이를 찾거나 편히 쉬기도 합니다.
멀리 시베리아에서 3천 킬로미터를 날아온 멸종위기종 흑두루미입니다.
낙동강 모래톱은 흑두루미가 월동지인 일본까지 가는 도중에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최적의 휴식처입니다.
<인터뷰>박희천(경북대 조류생태환경연구소장) : "물소리가 나면서 금방 적이 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굉장히 안정된 휴식공간이고 모래톱 안에 풀씨나 다슬기나, 물고기나 이런 먹이가 상당히 풍부합니다."
하지만, 해마다 3천 마리씩 찾아오던 흑두루미가 올해는 천 마리로 급격하게 줄었습니다.
낙동강을 준설하면서 주변 모래톱 스무 곳 가운데 지금은 네 곳만 남았기 때문입니다.
강 하류의 칠곡보에 물을 채우면 지금 제 뒤로 보이는 모래톱마저 물에 잠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할 환경청은 시간이 지나면 모래톱이 다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안진철(대구지방환경청 환경평가과장) : "홍수가 나서 자연스럽게 모래톱이 조성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흑두루미 도시라고 홍보해온 구미시는 대체 습지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대체 습지에는 자전거 길과 운동시설까지 들어설 예정이어서 경계심 많은 흑두루미가 찾게 될 지는 의문입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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