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에서 임의탈퇴선수로 공시된 가드 김승현(33)이 다른 구단으로 트레이드될 가능성이 커졌다.
오리온스는 최근 김승현과 몇 차례 만남을 갖고 선수 복귀에 대한 의견을 조율했다.
이 과정에서 오리온스와 김승현은 이번 시즌 도중 선수로 복귀하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이번 시즌 연봉 액수를 조율하는 과정까지 진척을 이뤄냈다.
그러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난항을 겪던 차에 김승현이 구단에 "돈을 하나도 받지 않을 테니 다른 구단으로 보내달라"고 제의했고 오리온스가 "이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트레이드로 가닥을 잡았다.
오리온스와 김승현은 2006년 5년간 연봉 10억5천만원을 지급하기로 이면계약을 맺었으나 이후 김승현이 부상에 따른 성적 부진으로 연봉이 삭감되자 2010년 7월 구단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KBL은 같은 해 11월 재정위원회를 열어 김승현을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했다.
김승현은 올해 7월 구단과의 임금 소송에서는 ’구단은 김승현에게 12억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았으나 지난달 임의탈퇴공시 공시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서는 패소했다.
오리온스는 그동안 김승현의 이적 요구에 대해 "우선 팀에 복귀한 뒤 최소한 1년은 뛰어야 트레이드를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심용섭 오리온스 농구단 사장이 11일 "선수가 돈을 하나도 받지 않을 테니 다른 구단으로 보내달라고까지 요구한다면 트레이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됐다.
이로써 KBL이 임의탈퇴 공시를 철회하면 김승현은 오리온스 선수로 등록한 뒤 다른 구단과의 교섭을 통해 이적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가드난을 겪고 있는 구단들이 꽤 있기 때문에 김승현을 영입하려는 팀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김승현은 최근 구단에서 체력 테스트를 받은 결과 전성기 시절의 70% 정도의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판정을 받아 실전 감각만 익힐 경우 곧바로 경기에 투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승9패로 최하위에 처져 있는 오리온스 역시 김승현을 내놓으면서 전력 보강을 꾀할 수 있게 돼 이번 시즌 프로농구는 스타 선수의 코트 복귀와 팀간 전력 평준화가 이뤄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