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범죄는 없다” 취중 실언에 살인 들통

입력 2011.11.11 (22:05)

<앵커 멘트>

공소시효를 불과 1년 앞두고 경찰에 붙잡힌 택시 강도범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이번엔 사람이 죽은지도 모른채 지나갔던 한 살인 사건이 술자리 대화로 7년 만에 세상에 드러나게 됐습니다.

사필귀정 역시 완전범죄는 없었습니다. 황현택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찰이 굴착기로 야산 곳곳을 파헤칩니다.

7년 전, 살해된 뒤 암매장된 22살 박 모씨의 시신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경찰에 붙잡힌 43살 박 모씨 등 2명은 지난 2004년, 불법 대출 명의자 모집책이던 박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박 씨가 수수료로 천만 원을 요구하며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자 수면제를 탄 커피를 먹인 뒤 목 졸라 살해한 겁니다.

이들은 박 씨의 지문을 없애고, 시신을 심하게 훼손한 뒤 고향 한 야산에 묻었습니다.

<녹취> 박 모씨(피의자/음성변조) : "(박 씨를) 묻은 장소만 지나가면 온 몸에 전율이 흐릅니다. 죽을 죄를 졌습니다."

고아인 박 씨는 실종 신고조차 되지 않아 죽음이 영원히 묻힐 뻔한 상황.

단서는 피의자가 술에 취해 내뱉은 말 한마디였습니다.

지난 1월, 박 씨는 공범인 내연녀에게 "너를 위해 사람까지 죽였는데 나를 무시한다"고 말했고 이 말을 들은 내연녀가 "내가 죽거든 진실을 알려달라"며 친구에게 이야기하면서 수사가 시작된 겁니다.

<인터뷰> 김도윤(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 : "술자리를 가지면서 7년 전에 있었던 '사람을 죽였다'는 이런 풍문을 듣고 저희가 그냥 지나치지 않고..."

경찰은 박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36살 한 모 씨의 뒤를 쫓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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