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괴력의 스파이크쇼를 펼친 몬타뇨 마델레이네(28·KGC인삼공사)는 삼성화재의 '괴물' 가빈 슈미트(캐나다)와의 '성대결'을 펼치면 어떻느냐는 물음에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몬타뇨는 이날 무려 54점을 몰아 때려 역대 여자부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도 자신이 9개월 전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작성했던 53점이었다.
몬타뇨는 이날 65%에 달하는 공격성공률과 점유율을 바탕으로 펄쩍펄쩍 뛰어다니며 현대건설 코트를 찢듯이 강타를 퍼부었다.
1세트에서 11점을 올리며 몸을 푼 몬타뇨는 2세트 15점, 3·4세트에서는 14점씩을 올리며 대기록을 완성했다.
현대건설의 미국 출신 외국인 선수 셰리사 리빙스턴(8점)보다는 무려 6배나 많은 득점을 올렸고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린 장소연·유미라(5점)보다는 무려 11배에 가까운 득점력을 과시했다.
황현주 현대건설 감독은 "6명이 몬타뇨 한 명을 못 막아서 졌다. 대비책을 강구해야겠다"며 침통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남녀라는 성차이가 분명히 존재하나 몬타뇨는 파괴력만큼은 남자부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57점)을 보유한 가빈과 어깨를 견줄만하다.
그러나 몬타뇨는 "가빈은 키가 크다"며 '성대결'에서 이길 수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콜롬비아 출신으로 네살배기 아들을 둔 몬타뇨는 3년째 인삼공사의 공격을 책임진 '효녀 용병'이다.
그는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활력 넘치는 몸짓으로 팀에 생기를 불어넣는 분위기메이커로서도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다.
몬타뇨는 이날 원맨쇼를 펼치고 승리에 앞장선 뒤 "예상을 못했는데 신기록을 세웠다고 해 깜짝 놀랐다"며 "아들이 갑자기 경기장을 찾아와 기분이 좋았고 어느 때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다른 나라 리그 진출을 알아보다 인삼공사로 복귀한 몬타뇨는 "(이미 뛰어본 리그이기에) 내 실력을 유지하거나 향상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후 경기에서도 꾸준한 기량을 펼쳐보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경기 일정에 따라 체력을 회복하는 비결을 터득했다"면서 "홍삼을 복용하는데 체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그밖에 경기 전 스파게티 등 간단한 음식을 섭취하고 경기 후에는 고기로 영양을 보충한다"며 그만의 체력 유지 비법을 소개했다.
박삼용 인삼공사 감독은 "몬타뇨라는 걸출한 외국인 공격수를 보유했기에 다른 공격수도 최대한 활용해 실수를 줄이는 플레이로 2라운드를 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