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가을이 저물고 있습니다.
단풍이 곱게 물든게 엊그제 같은데, 고궁에 벌써 낙엽길이 생겼고요.
서울 도심에선 역사길 걷기 대회가 열렸습니다.
가을의 끝자락을 만끽하는 휴일 표정, 김경수 기자가 담았습니다.
<리포트>
늦가을 마다 창경궁 뒷뜰에서 만나는 낙엽길,
한 발짝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바스락' 소리가 정겹습니다.
낙엽 밟는 소리에 취해 걷는 동안에도 단풍 나무는 소리 없이 색동옷을 벗습니다.
낙엽으로 만들어진 자연 침대는 멋스러움을 더한 편안한 보금자립니다.
<녹취> 권현준(서울시 등촌동) : "(낙엽 냄새가 좋았어? 나빴어?) 좋았어요. 좋았대요. 박수!"
무를 써는 외국인 표정이 진지합니다.
배운대로 열심히, 절인 배추에 속을 버무려 가는 동안 입 안에선 군침부터 돕니다.
<녹취> 티아나 조던(미국인 교환학생) : "저는 김치가 정말 좋아요. 오늘이 한국 생활에서 제일 재밌는 날인 것 같아요."
제법 쌀쌀해진 강바람을 가르며 자전거가 달립니다.
다문화 가정을 위한 자전거 타기 행사에 엄마와 아이가 함께 찾았습니다.
<인터뷰> 하디올린(서울시 응암동) : "자전거 타니까 좋고, 우리 딸님 자전거 타고 다녀서 너무너무 기분 좋아요."
3천명 넘는 시민들이 서울의 심장, 세종로를 출발합니다.
삼청동과 와룡공원을 돌아오며 서울의 역사를 느끼는 걷기 대회.
한옥마을 이곳저곳을 쉬엄쉬엄 느끼면서 곧 내릴 첫 눈을 오히려 기다려본 늦가을 하루였습니다.
KBS 뉴스 김경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