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5년 동안 수수료만 천만 원…펀드 수수료 진실

입력 2011.11.21 (22:05)

수정 2011.11.21 (22:45)

<앵커 멘트>

은행 이자는 낮고 부동산도 신통찮고...

참 돈 있다 해도 굴릴 데가 마땅찮습니다.

그래서 펀드는 괜찮으려나 가입하게 되는데 이게 왠걸, 수익률은 마이너스요 수수료도 왕창 떼어 갑니다.

정말 화가 납니다.

먼저 박예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국내 불고 있는 중국펀드 투자 열기는 거의 광풍 수준입니다"

2007년, 이런 열풍에 휩싸여 중국 펀드에 조금씩 조금씩, 모두 1억 원을 투자했던 채모 씨.

거품이 꺼지면서 원금의 33%를 손해 본 뒤 환매해 6천 9백만 원만 손에 쥐었습니다.

정작 채 씨를 화나게 한 건 꼬박꼬박 붙는 각종 수수료였습니다.

<인터뷰>채OO(펀드투자자) : "한 번도 수입이 없고 계속 마이너스가 나는 상황에서 수수료만 계속 떼가게 되니까 저는 그거에 대해서 굉장히 불만이거든요."

채 씨 계좌를 들여다보니 돈을 맡길 때마다 선취 수수료로 뗀 돈이 150만 원, 여기에 펀드를 운용해준 대가라며 매년 185만 원씩 4년간 떼간 740만 원의 보수비까지 더하면 전체 수수료는 9백만 원에 이릅니다.

문제는, 수수료가 얼마인지, 왜 내야 하는지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인터뷰>펀드 투자자 : "고지가 전혀 안 되고 그냥 살며시 빠져나가요. 펀드가 마이너스가 나서 손실이 나는 건지 아니면 수수료가 빠지기 때문에 손실이 더 커지는 건지 그건 잘 모르거든요."

최근 펀드 수익률이 하향세를 그리면서 수수료 불만도 늘어나는 추세,

올해 상반기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펀드 관련 민원만 170건에 달합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앵커 멘트>

국내 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각종 수수료로만 번 돈이 2조 2천억원.

그 중 절반 뚝 뗀 1조 천억원 정도는 펀드, 보험 같을 걸 판매 대행해 벌었습니다.

선진국보다 2배 이상 보수도 많이 주니까 은행차원에서도 '본업보다 펀드 파는 '부업'에 열을 올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고객들에게 돌아갈 혜택은 줄어드는 셈이죠.

윤상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은행에서 판매하는 주식형 펀드에 1년간 천 만원을 투자하는 경우...

투자액의 2.035%인 20만 3천5백원이 수수료로 나갑니다.

은행이 펀드를 유지하고 관리해주는 대가, 이른바 판매보수로 13만 5천원, 자산운용사의 펀드운용 대가인 운용보수로 6만 4천원, 기타 비용 4천5백원을 떼는 것입니다.

판매보수가 운용보수보다 2배 이상 많습니다.

<녹취>은행 관계자 : "고객들에게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 지속적인 투자정보 제공 등을 고려했을 때 (판매보수는)비싸지 않은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운용보수는 미국과 비슷했지만 판매보수 등 비운용보수는 미국보다 2배 이상 비쌌습니다.

특히 보유기간 내내 계속 떼가는 판매보수가 지나치게 높은 우리의 펀드 수수료 체계는 고객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조남희(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 : "펀드판매회사들이 펀드 판매 관리라는 명목으로 매년 과다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정당화할 수 없고 불합리한 구조입니다."

지난해 은행과 증권사가 펀드 판매로 챙긴 수수료 수익은 각각 9천 9백억과 6천 6백억원...

투자자의 혜택을 줄인 대가로 펀드 판매사들이 너무 쉽게 돈을 번다는 비판론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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