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수억 원짜리 건설 기계 엔진에 이물질을 넣어 고장 내거나, 고의로 파손하는 일이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누가 어떤 불만이 있어 벌인 일인지는 모르지만, 피해자에게는 생계가 달린 문제입니다.
황정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산업단지 조성 공사현장, 곳곳에 대형 굴착기들이 멈춰서 있습니다.
멀쩡하던 엔진에 갑자기 이상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성욱(굴착기 기사):"3대 장비가 동시에 같은 현상이 생겼어요. 엔진 출력이 떨어지면서 작동이 안 되고..."
굴착기 엔진을 분해해봤습니다.
엔진 내부에서 설탕으로 보이는 이물질이 잔뜩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김선식(00 건설 기계 정비센터장):"윤활작용을 할 수 없어서 부품끼리 달라붙었습니다. 마모가 심해서 이 엔진은 쓸 수가 없습니다."
지난 2009년 경남 진주 남해고속도로 확장 공사장에서도 굴착기 12대의 유압장치에 설탕을 집어넣은 사건이 발생했고, 지난해 8월 인천 청라지구 건설현장에서는 굴착기 등 건설 기계 10여 대의 유리창과 연료통이 파손되기도 했습니다.
고가의 중장비를 못 쓰게 만드는 일이 계속되지만, 공사 수주에 불만을 품은 관련업체의 소행으로 추정할 뿐, 대부분 경위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엄청난 수리비에다 작업 중단 등 피해자들만 골탕먹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건식(중장비 소유주):"한 6,500만 원 정도 (수리비) 견적이 나왔거든요. 그런 부분도 그렇고 기사들 급여도, 일 안 해도 그냥 줘야 하니까."
값비싼 중장비를 노린 묻지 마 범죄로 건설현장에 불안감이 확산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정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