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태제 평가원장 “만점자 1% 쉬운 수능 유지”

입력 2011.11.29 (13:58)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성태제 원장은 29일 "올 수능 표준점수 최고ㆍ최저점의 과목별 격차가 적었고 만점자 비율도 적절하게 접근해가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말했다.

성 원장은 이날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2012학년도 수능시험 채점 결과를 발표한 뒤 "외국어를 제외하면 만점자가 1%대에 접근해가고 있다"며 "EBS 교재 출제 연계와 쉬운 수능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영역별 1% 만점자 목표, 쉬운 수능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성 수능채점위원장(서울교대 교수)은 "전 영역, 과목에 걸쳐 등급별 분포가 대부분 적정하게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성태제 원장과의 문답.

--영역별 만점자 비율 1% 목표 제시했는데 맞추지는 못한 이유는.

▲'쉬운 수능', '적정 난이도'라는 원칙을 위해 EBS 교재 70% 연계, 만점자 1% 수준을 제시했다. 지난 4년간의 만점자 비율을 추적해보니 외국어를 빼고는 만점자가 1%로 계속 접근해가고 있다. 만점자 비율도 중요하지만 평균점수가 중요하다. 표준점수 최고ㆍ최저점의 과목별 격차가 적었다. 만점자 비율은 적절하게 접근하고 있다.

언어는 EBS와 연계된 지문이 많아졌지만 학생들이 꼼꼼히 읽지 않고 바로 답을 골라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문항을 틀리는 등 예상보다 만점자 비율이 낮았다.

수리 가형도 연계문항에서 바뀐 조건 등을 파악하고 질문 요지를 분석해야 하는데 평소처럼 풀었던 것으로 보인다. EBS 교재와 연계해 공부할 때 질문의 요지가 무엇인지를 생각해서 응답해야한다.

외국어는 듣기 교재가 한권으로 줄어 정답률이 높아졌고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한 효과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한다.

--사회탐구에서 만점자가 4% 를 넘는 과목도 있다. 외국어도 만점자가 2.67%에 달한다. 이런 점은 부적절하지 않나.

▲외국어는 1등급이 6.53% 나왔는데 1~2개 틀리면 1등급에 포함된다. 외국어는 6, 9월 모의고사가 어려워 본수능에서 약간 난이도를 낮췄다. 학생들은 6,9월 모의고사에 맞춰 공부했고 EBS 연계가 강화되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1차 분석하고 있다. 추후 심층분석해서 출제 방향을 보완, 개선하겠다.

탐구영역의 경우 선택이 4과목에서 3과목으로 줄었고 직업탐구의 경우는 마이스터고와 고교 출신 입학전형이 증가돼 수험생 수가 줄었다. 과탐은 올해 의대 지원자가 많아 자연계 응시가 늘었다. 응시집단의 특성과 학생 수가 변했으므로 이 부분은 장기 계획을 갖고 조정할 것이다. 단기 계획은 유보한 바 있다. 직업탐구는 80명이 응시한 과목부터 2만명 응시한 과목이 있다. 교과별로 내용이 다르고 응시자수도 달라 평균점수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쉬운 수능'이 갖는 의미는.

▲중위권, 중상위권 학생의 학습 의욕이 높아진다. EBS 교재에서 출제해 학교에서 학생들이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아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소외지역 학생이 고액 과외 없이도 수능시험을 준비할 수 있다. 통계를 보면 수능 대비를 위한 사교육비가 매우 경감되고 있다. 부정적인 효과도 없지 않겠지만 긍정적 효과도 있는 것을 이번 결과로 확인했다.

--만점자 1% 정책을 계속 유지하나.

▲만점자 1% 는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수능을 적정난이도로 출제한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적정난이도와 평균점수 등을 고려해 만점자 1% 목표가 제시된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만점자 1%에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국민에게 수능 난이도를 적정하게 유지하고,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EBS 교재를 참고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약속한 만큼 이런 정책기조는 유지해야 학교현장에 혼란이 없다.

--언어, 수리 가 등 여전히 만점자가 1% 안되는 과목이 있다. 내년 수능은 외국어와 탐구 일부 제외하면 올해보다 더 쉽게 나오나.

▲상위권이 어떻게 이동하느냐에 따라 변화가 있다. 오답지 분석, 공부 잘하는 학생이 어떤 형태로 문항에 응답하는지 살피는 문항반응패턴 분석 등 새로운 기법을 출제에 반영할 계획이다. 외국어는 대개 한두 문제가 역할을 해서 만점자 비율이 2%를 넘어섰다. 이 부분을 더 분석해 적정수준의 난이도를 유지하겠다.

--2014학년도 수능부터는 난이도가 2개로 나뉘면서 영역별 만점자 1%가 의미 없어지는 것 아닌가.

▲2014년부터 수능제도가 바뀌어도 쉬운 수능 기조는 유지된다. 근본적으로 수능의 영향력을 약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필고사로 단순한 지식을 측정하기보다 창의력을 보고 입학사정관제 위주로 가는 것이 정부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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