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노동자, ‘에이즈 환자 주사바늘’ 또 찔려

입력 2011.12.06 (22:06)

<앵커 멘트>

에이즈환자에게 쓴 주사바늘을 아무렇게나 버린다면, 어떨까요? 누가 찔리기라도 하면 큰일이겠죠.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이런 일이 세번이나 일어나 청소 노동자와 간병인들이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서영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대병원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하는 서모 씨.

지난 9월 AIDS 환자 혼자 있는 병실을 청소하다 주사바늘에 손가락을 찔렸습니다.

<녹취> 피해 청소노동자 : "휴지 밑에 그 바늘이 있었던 거예요. 바늘이 있는 건 생각도 못했죠. 몰랐어요."

석 달 전 일이지만 감염에 대한 공포 때문에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를 겪고 있습니다.

<녹취>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해...다른 사람들은 병 고치러 (병원에) 오는데 나는 왜..."

주사 바늘은 의료폐기물 관리지침에 따라 전용 박스에 담아 버려야 합니다.

그러나 이 일이 있은 뒤에도 서울대 병원에선 똑같은 일이 반복됐습니다.

지난 10월에는 한 간병인이, 또 지난달에는 또 다른 청소노동자가 AIDS 환자 침대 주변에서 주사 바늘에 찔린겁니다.

<녹취> 피해 간병인 : "수액 있잖아요, 그걸 휠체어로 옮기려는 순간 따끔한 거예요. 눈 앞이 깜깜해졌죠."

그나마 청소노동자는 산재인정을 받을 수 있지만 의료법상 간병인은 산재 인정대상이 아니어서 모든 비용부담이 개인에게 돌아갑니다.

<녹취> 임종필(서울대병원 홍보팀장) : "직원 신분이 아니시기 때문에 직원이 다쳤을 때와는 조금 다른 상황이 불가피하게 있습니다."

병원이 기초적인 폐기물 관리에 소홀한 사이 청소노동자와 간병인들은 오늘도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KBS 뉴스 서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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