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흑룡띠해’ 상술·출산 열기 후끈?

입력 2011.12.14 (21:59)

<앵커 멘트>

내년은 검은 색의 임(壬)과 용을 나타내는 진(辰)이 만나는 임진년, 바로 흑룡띠의 햅니다.

60년만에 돌아오는 특별한 해라는 소문이 나면서 벌써부터 업체들의 마케팅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데요, 과연 흑룡띠 해가 그렇게 특별한 해일까요?

김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예부터 제왕과 최고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져 온 '용'.

오는 2012년은 임진년으로 용띠 중에서도 흑룡띠 해입니다.

60년에 한 번 돌아오는 해인만큼 신성한 기운을 가진 아기가 태어난다는 속설이 전해져 옵니다.

<인터뷰>양진영(경기도 용인시) : "백호랑이 띠처럼 둘째 가지면 좋다고 그렇게 들었거든요?"

업체들의 마케팅 기획도 쏟아집니다.

2007년 황금돼지띠해와 지난해 백호띠해 출산 마케팅으로 아동 유아제품 매출이 20% 이상 오르는 효과를 봤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이종서(백화점 주임 마케팅파트) : "흑룡 무늬가 들어간 상품을 준비하고 있고요. 베이비샤워 파티를 기획해서 곧 태어날 아기와 예비 어머니들을 축하하는..."

그러나 전문가들은 특정해가 다른 때보다 성스럽다든지 재물복이 있다든지 하는 속설을 그대로 맹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새해에 좋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일 뿐 길흉과 연결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인터뷰>천진기(국립민속박물관 관장) : "(속설이)오랜 전통이 있는 내용이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진 상술과 결합된 내용이라고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특정해와 관련된 속설이 희망과 긍정의 상징을 넘어, 지나친 상술로 변질되는 건 아닌지 경계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앵커 멘트>

과다 출산에 따른 후유증도 심각합니다.

지난 2007년에도 재물복을 타고 난다는 이른바 '황금돼지띠' 라는 말이 돌면서 다른 해보다 출산율이 높았는데요, 이들이 내년이면 유치원에 입학할 만 다섯 살이 돼서 벌써부터 경쟁이 치열합니다.

계속해서 이영풍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유치원에는 2007년생 어린이 36명을 뽑는데, 240명이 지원했습니다.

‘황금돼지띠’는 재물을 타고 난다는 속설 때문에 2007년 생 베이붐 유아들이 몰렸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해남(유치원장) : "우리 아이들 대기해달라고 교육청에 민원을 넣기도 하고 원성도 자자해"

<녹취> "엄마! 사랑해!"

황금돼지띠 쌍둥이 자매 엄마인 김수정 씨는 4대 1의 유치원 입학 경쟁을 경험했습니다.

<인터뷰> 김수정 (서울 북아현동) : "입학하는 것 너무 힘들었어요."

황금돼지띠 유치원 취학난은 앞으로 겪게 될 무한 경쟁의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 1977년 붉은 뱀띠 해 출생자는 전년보다 3만 명 가까이 늘어나, 96년 수능시험 때 치열한 수능경쟁을 벌였습니다.

<인터뷰> 임성호(하늘교육 대표이사) : "출생자 수가 3만에서 9만 늘어날 때 수능시험 응시자 수도 전년 재수자까지 합쳐져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결과..."

58년 생의 경우도 성실한 개띠 해에 태어나면 복을 받는다는 이유로 출생률이 높았고, 취업 경쟁도 치열했습니다.

<인터뷰>강용주(58년 개띠해 생) : "조금만 나태해지면 동기들보다 2-3년씩 승진도 늦어집니다."

출산율이 높아지는 건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특정한 해에 집중적으로 태어난 세대는 어려움과 혼란을 겪을 확률이 높습니다.

KBS 뉴스 이영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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