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김장 배추에 이어 무 가격도 크게 떨어지자 농민들이 무밭을 갈아엎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수확하는 만큼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영윤 기자입니다.
<리포트>
트랙터들이 굉음을 내며 월동무 밭을 오갑니다.
다자라 수확될 시기의 무들이 으깨지고 뭉개져 버립니다.
석 달간 돌봐온 밭이 십여 분만에 사라져버리는 모습에 농민들의 표정은 굳어집니다.
<인터뷰> 고권섭(월동무 재배 농민) : "내가 애써서 키운 물건인데 갈아엎는 심정은 그렇죠. 말로 표현할 수 없죠."
농민들이 무를 스스로 폐기하는 것은 가격이 크게 떨어져 수확해도 적자가 뻔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서울에서 거래되는 무 가격은 18킬로그램에 평균 5천백 원 정도로 지난해 이맘때 비해 절반가량 폭락했습니다.
올해 전국적인 가을무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8%, 제주 월동 무가 19% 늘어난 탓입니다.
농민들은 지난해 크게 올랐던 무 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올해 무 재배를 권장했다며 가격 폭락으로 인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장택(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의장) : "이렇게 (대책을) 방치해서 내버리면 내년에 또다시 무를 생산하지 않으면 또 무 값 폭등으로 인해서 자꾸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농정당국은 실태를 조사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무밭을 갈아엎는 농심은 이미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영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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