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가로수 뽑아’ 정원 박람회?

입력 2011.12.28 (06:42)

<앵커 멘트>

오는 2013년 전남 순천에서는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는데요,

순천시가 박람회에 쓰겠다며 상수원 보호 구역에 심어진 나무를 뽑는가 하면 가로수에까지 손을 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백미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상수원 보호 구역인 상사호 인근 야산.

파헤쳐진 산비탈에 토사가 넘쳐 흐르고 있습니다.

임시 포장을 해 놓았지만 엉성하기 짝이 없어 집중 호우라도 쏟아지면 흙더미가 호수 안으로 쓸려 들어갈 듯 위태롭습니다.

무더기로 뽑힌 나무들은 어디론가 옮겨질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녹취>"(이거 뽑아서 어디로 가져가?) (순천)정원박람회..."

정원박람회장에 옮겨심기 위해 상수원보호구역에 심어진 수령 10년 이상의 나무들을 뽑고 있는 것입니다.

순천시가 조성한 테마 여행지 중 한 곳인 상사호 주변 벚꽃길, 가로수마다 노란 띠와 번호표가 붙어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박람회장에 옮겨 심을 나무를 표시해 놓은 겁니다.

주민들은 순천시가 식수원 주변 나무를 뽑는 것도 모자라 가로수에까지 손을 댄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냅니다.

<녹취>상사호 인근 거주민: "하나라도 더 갖다 심어야 하는데 다 파내버리니 이런 부분에 대해서 안타깝죠. 개인들이 했으면 가만있겠어요? 난리나지."

순천시는 상사호 주변 나무들이 밀식 상태여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이천식(순천만정원박람회 조경팀장): "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민원도 있었거든요. 이왕이면 밀생된 나무를 박람회에도 활용하고 경관도 좋게 한다는 취지에서..."

정원 박람회를 계기로 국제적인 친환경 생태도시로 탈바꿈하겠다는 순천시, 졸속으로 이뤄지는 준비에 정작 개최 도시의 자연은 망가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미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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