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의 미래를 좌우할 제10구단 창단 여부가 19일 결정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9일 오전 9시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제10구단 창단 방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국내프로야구는 1982년 6구단 체제로 출범해 1986년 빙그레(한화의 전신)가 합류해 7구단이 됐고 1991년에는 쌍방울이 1군리그에 참여해 20여년 동안 8구단 체제로 운영됐다.
제9구단인 NC 다이노스는 내년부터 1군리그에 합류한다.
프로야구가 9구단 체제로 운영되면 짝이 맞지 않아 한 팀이 경기 없이 쉬어야 하는 엇박자가 불가피해 진다.
특히 9구단 체제로 내년 총 경기 수는 올해 532경기에서 576경기로 늘어나지만 팀당 경기 수는 133경기에서 128경기로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되면 각 구단의 입장요금과 마케팅 수입이 줄어들고 홈런과 안타, 다승, 세이브 등 각종 기록까지 퇴보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KBO는 2014년부터 10구단 체제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일부 구단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중 수원과 전북이 일찌감치 10구단 유치 의사를 밝힌 가운데 복수의 기업들도 창단 준비를 서두르고 있지만 삼성과 롯데, 한화 구단이 경기력 저하와 마케팅 저변 약화 등을 이유로 '시기상조론'을 내세워 구단 증설을 반대하고 있다.
야구규약에 따르면 KBO 이사회는 3분2 이상 출석에 3분2 이상 찬성으로 신생구단 창단을 결정할 수 있다.
10구단 창단을 추진했던 KBO는 이번 이사회에서 표결을 강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복수의 야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10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일부 구단이 나머지 구단들을 상대로 끈질긴 설득작업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인지 애초에 찬성 의사를 밝혔던 일부 구단 사장들이 "표결까지 가지 않고 만장일치로 결정됐으면 좋겠다"며 미묘한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9구단 체제를 운영해 본 뒤 문제가 있으면 2016년쯤 10구단을 창단하자"는 주장도 제기돼 KBO가 이번 이사회에서 표결을 강행할지 미지수다.
일부 구단의 방해로 10구단 창단이 보류되거나 좌절될 조짐을 보이자 야구인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프로야구선수협회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10구단 창단은 모든 야구인뿐만 아니라 야구팬 및 국민의 염원"이라고 밝혔다.
선수협회는 또 "프로야구를 재벌구단의 특권으로 생각해선 안된다"고 지적한 뒤 "만약 10구단 창단이 좌절될 경우 단체협상과 단체행동권 쟁취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10구단 창단을 위한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원로 야구인들의 모임인 일구회도 성명을 통해 "10구단 창단은 프로야구가 양적, 질적으로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며 "일부 구단의 이기주의를 버리고 프로야구 전체 발전을 위해 노력해라"고 촉구했다.
한 야구인은 "프로야구의 미래를 위해선 현 시점이 10구단 창단의 최적기"라며 "몇 년 뒤에도 지자체와 기업들이 창단 의지를 보일지, 야구 열기가 어떨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10구단 창단은 KBO 이사회에서는 7대3이나 6대4 일지 모르겠지만 전 국민을 상대로 투표한다면 4천만명 대 3명이나 4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19일 열리는 이사회 결과에 따라 프로야구판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