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중부지방은 올해 40여 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맞고 있습니다.
농작물들과 함께 농민들의 마음도 타들어가고 있는데요.
가뭄에 폭염주의보까지 내려진 경기 북부와 인천 강화 지역을 김종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최악의 가뭄에 폭염주의보까지 내려진 경기도 파주의 한 들판을 찾았습니다.
너른 밭 군데군데, 말라붙은 작물이 엉겨붙어 있습니다.
살짝 들어올려도 뿌리와 잎이 바스러져 가루가 돼버립니다.
<인터뷰> 김현오(농민) : "(이런 가뭄은)저도 농사를 40년 지었는데, 이때까지 처음이지요."
농민들은 물을 끌어와도 당장 일손이 없어 속만 태웁니다.
인건비가 올라 일당 십 만원에도 물대기를 할 일꾼 구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입니다.
긴 가뭄 속에서 밭작물까지 말라 죽어가면서, 이 같은 비료값과 모종값은 고스란히 농민들의 빚으로 남게 됐습니다.
가뭄에 목마른 저수지를 둘러봤습니다.
3백만 톤의 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상류 쪽엔 풀이 자라 마치 초원처럼 변했습니다.
한가운데 바닥은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졌습니다.
<인터뷰> 안순회(인천시 강화군 주민) : "제가 65세인데 이렇게 가문것은 50년 만에 처음이에요"
마른 저수지 바닥에서 인부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삽질을 합니다.
마지막 남은 작은 웅덩이의 물을 끌어다 쓰기 위해 물길을 내는 필사의 작업.
한 방울이 아까운 소중한 물이 좁은 골을 타고 흘러갑니다.
<녹취> "어디까지 작업하시는 거에요?" "50m 정도, 물길을 내기 위해 작업하고 있습니다."
가뭄과 폭염의 이중고 속에서 농민들은 자신이 흘리는 구슬땀이 비가 돼 내리길 기원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