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장면은 음식을 조리하는 주방에서 불이 난 화재 현장의 모습입니다.
지난해 음식점 주방에서 불이 난 화재사고가 7백40건을 넘었는데 이 가운데 20%가 환기구, 덕트 때문에 난 불이였습니다.
특히 덕트에 불이 번지면 초기 진화가 어려워서 피해가 커지는데요.
덕트 화재의 위험성을 박원기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꺼먼 연기가 한 중국음식점을 뒤덮으며 하늘로 치솟습니다.
주방 환기 배관, '덕트'와 조리대 벽면 등의 기름찌꺼기에 불이 붙어 난 사고입니다.
또 다른 음식점, 불이 다 꺼졌나 싶었는데, 벽장 속에 시뻘건 화염이 살아 활활 타오릅니다.
불은 덕트를 따라 구석구석으로 번져 갑니다.
소방관과 함께 음식점 주방을 돌며 점검해봤습니다.
덕트 안쪽을 들여다 보니 조리 과정에서 생긴 기름찌꺼기가 새까맣게 끼어있습니다.
음식 냄새와 증기를 빼는 환풍기는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녹취> 음식점 주인(음성변조) : "이게 닦기가 힘들어요. 그러니까 올라가서 닦고 나면 목아프죠."
덕트에 눌어 붙은 기름찌꺼기입니다.
이렇게 불을 붙이자마자 확 타오르며 불똥이 떨어집니다.
가연성이 높은 기름 성분 때문에 작은 불씨만 있어도 순식간에 불이 붙고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불이 주방에서 그치지 않고 배관을 따라 건물 구석구석으로 번지면서 자칫 건물 전체가 화마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박재성(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화재 초기에 진압을 못하게 되면 화재가 수직을 타고 건물 상층부로 급속 확산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
천장 속에 숨어서 이동하는 불길 때문에 소방관들도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인터뷰> 이희문(서울강남소방서 소방관) : "어느 곳이 화점인지 발견하기 어렵고 전 대상을 다 찾아야 되는 그런 상황이 생깁니다."
소방당국은 덕트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기름기 제거 약품으로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내부를 청소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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