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5] ‘운명에 맞선 기적’ 골잡이 최경재

입력 2013.01.14 (07:30)

수정 2013.01.15 (07:37)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에는 많은 도전 스토리가 기다리고 있다.

고양 홀트학교 플로어하키팀의 공격수 최경재(20)의 이야기는 그 가운데 압권으로 불린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지금까지 그의 인생을 '운명에 맞선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최경재는 태어난 지 8개월도 되기 전에 걷고 형의 책을 보는 등 발달이 빠른 아이였다.

생후 23개월째에 문에 손가락이 끼는 사고가 그의 인생을 바꿀지는 아무도 몰랐다.

상처가 파상풍으로 이어지는 불운이 덮쳤다.

최경재는 뇌 조직에 세균이 침입해 의식을 잃고 말았다.

가족의 극진한 간호 덕분에 두 달 만에 의식을 되찾았지만 중증 뇌성마비 진단과 함께 4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선고를 받았다.

최경재는 오른쪽 뇌의 기능이 현격히 떨어진 데다가 시각, 청각 신경도 훼손돼 이후로 보고 듣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최경재는 운명을 거부했다.

지금까지 19년 동안 약한 몸을 붙들고 운동을 계속해왔다.

축구, 농구 등을 하다가 지금은 플로어하키 스틱을 잡고 국가대표 공격수가 됐다.

이화원 홀트학교 감독은 "최경재가 운동할 때만 되면 장애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최경재는 가끔 생명이 위독할 정도로 갑자기 뇌 기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어린 시절 약물치료의 부작용 때문에 코피가 멎지 않아 주위를 긴장시키기도 한다.

어머니 김영숙 씨는 아들이 운동할 때면 '5분 대기조'처럼 경기장 한쪽을 지킨다.

김 씨는 아들이 운동하는 모습을 기적이라고 불렀다.

그는 "현대 의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아들이 보여준다"며 "위험하지만 아들이 운동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기에 말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화원 감독은 플로어하키는 지적장애인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스포츠 중의 하나라며 경기가 격렬하지만 선수들에게 의욕을 심어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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