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4대강 사업의 첫번째 목적이 바로 홍수 방지 기능이죠.
그런데 16개 보 가운데 14개 보의 수문이 당초 설계대로 시공되지 않아서 홍수 방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수문이 고장 나는 비상시에 대비해서 보조장치나 수동장치를 설치하도록 돼있지만 그 마저도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김민경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6월 완공된 낙동강 구미보, 수문 두 개가 강물을 막고 있습니다.
이 수문은 하류 수위가 바닥에 있을 때 즉, 수압이 최대여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실제로는 하류 수위가 수문 중간 정도까지 올라왔을 때 즉, 수압이 약할 때를 기준으로 부실시공됐다고 감사원은 밝혔습니다.
<인터뷰> 조원철(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 : "홍수 때는 수문의 힘이 차이가 나서 변형이 생기면 앞으로 수문이 안 열릴 수 있어요."
부실시공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설계도에는 수문이 열리지 않을 때를 대비해 이중 개폐장치와 수동개폐 장치를 만들도록 돼있습니다.
<녹취> 현장 관계자 : "(수동)개폐장치는 없고..이중화도 안되어있고.."
감사원은 부실시공으로 16개 보 가운데 14개에서 홍수 때 수문을 여는데 장애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수문이 열리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지난 2009년 건설사들의 모형실험 보고서입니다.
수문이 열리지 않을 경우 7개 보는 강물이 홍수 방지 수위를 넘게 돼 홍수가 일어난다는 겁니다.
<인터뷰> 허재영(대전대 토목공학과 교수) : "홍수 방지선을 넘어선다는 이야기는 피해를 입겠다는 뜻입니다. 재해가 일어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죠."
특히 칠곡보의 경우 강물이 홍수방지선은 물론 제방까지 넘어 대홍수가 일어날 것이란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토부가 세운 대책이 바로 이 제방 도로입니다.
칠곡보를 건설할 당시 도로를 재포장 하면서 제방 높이가 5cm 정도 더 높아졌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성해(4대강 정책총괄팀장) : "굉장히 불안하다고 말씀하시는데 5센티의 여유라 하더라도 충분히 홍수량을 막고 월류를 방지하는데 기능을 하리라 판단합니다."
인근 주민의 안전을 위해 제방이 강물의 최고수위보다 2미터 이상 높아야 한다는 하천설계기준과는 전혀 다른 얘기입니다.
4대강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들은 수문들에 문제가 있는 것은 맞지만 국토부와 합의해 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토부는 설계도와 다르게 부실시공된 것은 최근에야 알았다고 반박합니다.
<녹취> 국토부 관계자 : "몰랐어요, 왜냐면 설계와 시공에 대한 책임을 시공사에게 부여했기 때문에.."
홍수 방지를 위한 4대강 사업이 부실시공으로 오히려 대홍수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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