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지난 2005년 위작파문을 일으켰던 이중섭, 박수근 두 화백의 미공개작 2천8백여점이 모두 위조된 그림으로 재확인됐습니다.
7년동안의 진실게임 끝에 나온 법원의 판결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손자를 껴안은 평범한 할아버지처럼 보통 사람의 일상을 자신만의 화풍으로 담아낸 박수근 화백.
대담한 선묘 속에 해학과 천진함을 담은 이중섭 화백.
관람객이 끊이지 않는 한국 화단의 양대 거장입니다.
이들의 미공개작 2천 8백여 점이 지난 2005년 한꺼번에 공개돼 큰 이목을 끌었습니다.
곧바로 위작 시비가 일었고, 사건은 법정으로 넘어갔습니다.
4곳의 박물관, 국과수까지 나서 감정에 감정을 거듭한 결과, 2심 법원은 오늘 1심과 마찬가지로 위작이라고 판결했습니다.
도록의 그림을 베끼면서 좌우가 실수로 뒤바뀌었고, 그림의 이름표와 같은 서명도 먹지를 대고 쓴 것으로 결론났습니다.
사용된 물감은 두 화백이 사망한 이후인 80년대에 개발된 펄 물감으로 판명됐습니다.
<인터뷰> 윤범모(미술평론가) : "비싸게 팔리는 작가기 때문에, 아무래도 가짜 그림의 대상으로 주목을 받게 돼 있죠."
소유주 김용수 씨는 법원이 두 화백의 초기 습작인 작품들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상고하겠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김용수(미술품 수집가) : "이 그림 한 점 한 점 주옥같습니다. 이걸 이렇게 망가뜨린다면, 자살하고 싶습니다."
문제의 그림 2천8백여 점은 판결이 확정될 경우, 전량 소각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