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발언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법정 구속됐습니다.
법원은 사실이 아닌 발언으로 고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준범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0년 3월, 조현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직원 특강 중 갑자기 노 전 대통령 사건을 언급합니다.
<녹취> 조현오(전 경찰청장/2010년) : "(노무현 전 대통령이)무엇 때문에 뛰어내렸습니까? 뛰어내리기 바로 전날, 이 계좌가 발견되지 않았습니까? 차명계좌가."
권양숙 여사가 특검을 저지했다는 말도 합니다.
<녹취> 조현오(전 경찰청장/2010년) : "권양숙 여사가 민주당에 얘기해서 특검을 못하게 한 겁니다. 그거 해봐야 그게 다 드러나게 되니까."
검찰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고, 노 전 대통령 측은 조 전 청장을 고발했습니다.
재판의 쟁점은 차명 계좌의 존재 여부, 법원은 차명계좌는 없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노 전 대통령의 명예도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판단했습니다.
국민의 막연한 의심만 키웠다는 겁니다.
법원은 진술이 오락가락하는데다 유족에게 사과를 하지 않아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조 전 청장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하고, 곧바로 구속했습니다.
<녹취> 노무현 재단 : "당연한 판결입니다. 조 전 청장에 대한 사법적 단죄는 이런 후안무치한 행태가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발붙일 수 없도록 경종을 울렸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전직 경찰청장이 실형을 선고받은 건 조 전 청장이 역대 두 번째입니다.
조 전 청장 측은 오늘 판결 직후 항소장을 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