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인구 5천만 명 돌파, 작지만 강한 나라로 자리매김한 대한민국.
하지만 저출산 고령화가 계속되면서 2030년 이후로는 인구가 줄어들고 젊은이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할 날이 머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KBS는 올 한해 아이 낳고 싶은 나라, 가족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그 첫 순서로, 불황에 무너지는 가정의 모습을 짚어봅니다.
'삼포세대'라는 말 아십니까?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2,30대의 40% 이상이 자신을 '삼포세대'라고 생각할 만큼 불안정한 미래로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가정 꾸리기를 주저하는 사람들, 이유가 뭔지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2년 전 결혼한 맞벌이 부부입니다.
자녀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부모님이 아이 소식을 물으실 때마다 부담을 느끼지만 신혼집 대출금을 어느 정도 갚는 게 우선이란 생각입니다.
<인터뷰> 이영아·김병동(서울시 금호동) : "자리 잡으면서 대출이나 이런 부분도 여유가 좀 생기고 나면 갚으면서 그 때 이제 애기는 가져볼까..."
인구 1000명 당 혼인건수는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3위로 상위권이지만, 합계 출산율은 꼴찌 수준입니다.
경제 사정 등으로 결혼해도 아이는 낳지 않는 부부가 많다는 얘기입니다.
자녀 한 명을 낳아서 결혼시키기까지 평균 3억 원이 든다니, 둘째 아이는 노후 준비와 맞바꾼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인터뷰> 민성혜(외동아들 엄마) : "교육비가 만만치 않은데, 아이가 원하는 것, 필요한 것, 제가 해주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서포트를 해주는 게 낫지 않을까."
경기 불황 속의 취업난은 청년들의 인생 계획도 바꿔놨습니다.
대학 졸업까지 평균 9년 3개월.
취업 준비로 졸업을 늦춘 탓에 결혼도, 출산도, 먼 미래의 일일 뿐입니다.
<인터뷰> 30대 비정규직 청년 : "그게 제일 큰 것 같아요.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있어야지만...자식들한테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그런 생각이 있다보니까..."
2035년에는 1인 가구가 부부 자녀 가구를 제치고 가장 흔한 모습이 될 전망입니다.
가정을 꾸리려 하지 않는 이른바 '삼포 세대'가 늘면서 우리 사회의 성장 원동력이 빠르게 쇠퇴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