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우울증을 앓는 주부가 자녀를 살해하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산후 우울증이나 주부 우울증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주변의 관심으로부터 방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송형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1일 밤, 경기도 파주의 한 아파트에서 33살 여성이 자신의 두 아들을 흉기로 찌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습니다.
13개월 된 첫째 아이는 현장에서 숨졌고 생후 3주 된 둘째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인터뷰> 정명진(파주경찰서 형사과장) : "작년부터 우울증 증세가 있었고 치료를 받다가 중간에 그만 뒀고 최근에 2주 전에 둘째를 출산한 다음부터는 그 증세가 심각해졌다..."
지난달 12일 광주광역시에서는 42살 주부가 자신의 9살난 아들과 5살된 딸과 함께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3명 모두 숨졌습니다.
닷새 뒤 충북 충주에서도 41살 여성이 자신의 두 자녀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습니다.
이 여성들 모두 우울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산후 우울증이나 주부 우울증은 육아와 가사노동의 부담이 사회적 단절감과 같은 스트레스와 겹치기 때문에 가볍게 넘겨서는 안됩니다.
<인터뷰> 남궁기(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 "사회적, 심리적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나타나기 때문에 일반 우울증보다 더 심하게 자살에 대한 사고라든지 자살 행동 같은 극심한 형태의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완화됐다고 치료를 중단하는 일도 피해야 합니다.
<인터뷰> 정택수(생명나눔자살예방센터 상담팀장) : "굉장히 무기력하고 우울하고 죽고 싶고 하기 때문에 사실 가족들의 돌봄이 많이 필요한데 워낙 우울증 치료가 오래 걸리기 때문에 가족들이나 남편이나 아내가 굉장히 지쳐요."
전문가들은 정신과 진료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전문의의 치료를 꾸준히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가족의 배려가 절실하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송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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