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다시 한 번 '기동력'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프로야구 각 구단 테이블 세터들의 '밥상 차리기 경쟁'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개막 1달이 가까워오는 25일 현재 대표적인 '첨병'들은 대부분 팀 내에서 손가락에 꼽힐 만한 좋은 기록을 내며 공격을 이끌고 있다.
1위를 달리는 KIA는 막강한 중심타선 앞에서 이용규-김선빈으로 이어지는 상위타선이 자주 기회를 만든 덕에 파괴력을 더할 수 있다.
4할 이상의 출루율을 기록 중인 두 타자는 나란히 17득점을 올려 이 부문 공동 1위다. 도루도 김선빈이 10개로 1위에 올라 있고 이용규도 6차례나 성공했다.
비록 '헛심 공방' 끝에 비겨 아쉬움이 남았지만, 24일 NC와의 경기에서도 두 타자는 안타 4개와 볼넷 3개를 합작해 7차례나 출루하고 각각 한 번씩 도루에 성공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삼성의 테이블세터도 막강하다.
24일 LG전에서 1∼2번 타순에 들어선 배영섭과 박한이는 안타 3개와 2타점, 2득점을 합작해 승리에 앞장섰다.
삼성의 붙박이 리드오프 자리를 꿰찬 배영섭의 시즌 타율은 0.386에 달하고, 2번 타순을 돌아가며 메우는 박한이와 조동찬도 각각 0.404, 0.340의 고감도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6연승을 달리는 2위 넥센의 톱타자 서건창도 24일 두산전에서 안타 1개를 포함해 두 차례 출루해 두 차례 득점하는 등 승리에 한 몫을 했다.
서건창이 올 시즌 장기영과 짝을 이룬 넥센의 테이블세터진은 나란히 2할대 후반의 타율을 유지하며 22득점, 19타점, 11도루를 합작했다.
두산도 팀의 기동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이종욱이 타율 0.306을 기록하며 벌써 5차례 도루에 성공하는 등 지난해 부진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는 것이 반갑다.
5위 LG 역시 톱타자로 변신한 오지환이 타율 0.309를 기록하며 17득점으로 공동 1위에 오른 덕에 공격에 힘을 얻고 있다.
중간에 합류해 2번 타자로 나서는 이대형도 아직 많은 경기를 치르지는 않았으나 타율 0.300을 기록하며 나아질 기미를 보여 주목할 만하다.
올 시즌 이명기를 첨병으로 내세워 쏠쏠한 재미를 보는 SK는 24일 정근우까지 홈런 2방을 포함해 3안타 4타점으로 대폭발하면서 비로소 상위 타순이 정상화될 기회를 맞았다.
롯데 역시 어려운 행보를 거듭하는 가운데서도 톱타자로 자리매김한 김문호의 발굴은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해 56경기에 출장해 안타 16개를 때린 데 그친 김문호는 올 시즌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19안타를 날려 타율 0.306을 기록 중이다.
하위 팀에서도 리드오프들의 활약은 빛나는 편이다.
한화의 톱타자 이대수는 타율 0.358로 김태균(0.364)과 함께 팀의 단 둘뿐인 3할 타자다.
NC의 김종호와 차화준도 나란히 0.270을 넘는 타율을 기록해 극심한 부진에 빠진 타선 속에서 돋보이고 있다.
이렇게 톱타자들이 잘 때리고 많이 출루하면서 자연히 각 구단 감독들이 강조하던 '기동력의 야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76경기를 치른 24일까지 프로야구에서는 195차례 도루가 나와 경기당 2.57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경기당 1.92개가 나온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