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불량 부품 비상…전수검사 필요

입력 2013.06.02 (07:05)

수정 2013.06.02 (07:45)

<앵커 멘트>

원전 3기의 가동 중단을 가져온 이번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를 부품의 성능을 검사하는 회사가 해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이번 안전 케이블처럼 원전 안전과 직결된 부품들은 전수 검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은정 과학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원자력발전소 가동 중단 사태를 부른 것은 안전 케이블의 시험 성적서 위조입니다.

위조된 시점은 지난 2008년. 그런데 제보를 통해 밝혀지기까지 5년동안 불량 부품을 납품받은 한국수력원자력은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원전을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부품을 발주하면 외부 기관에 품질 검사를 받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검사 기관을 부품업체가 선정하고 검사비도 직접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부품업체는 시험기관에 검사비로 2억 5천5백만 원, 합격하면 4천5백만 원을 더 주기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검사 기관이 추가 보수를 받기 위해 시험 성적서를 위조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검수 기관인 한국전력기술은 전혀 몰랐다며 책임 회피에만 급급합니다.

<녹취> 진 상무(한국전력기술 관계자) : "사업주랑 계약할 때도 그런 계약은 전혀 없었기때문에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녹취>한국전력기술 관계자 "검증기관이랑 업체랑 짜고 우리한테 넘긴 것은 진짜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원전에는 수백만개의 부품이 있고 일련 번호를 매겨 관리하는 부품만 백만개가 넘습니다.

특히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 장치 등 1차 계통에 사용하는 안전 등급 부품은 20~30%를 차지합니다.

1차 계통에 해당하는 부품만이라도 우선 시험성적서 위조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햅니다.

<인터뷰> 제무성(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 "350도 되는 고온에 150기압의 고압력이 들기때문에 굉장히 안전성이 요구되는 원자로의 핵심계통입니다. 1차 계통에서 문제가 생기면 중대사고로 이어질 수 있죠."

1979년 미국 쓰리마일 원전 사고도 부품 하나의 문제로 노심이 녹아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고 1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낸 후 원전은 폐쇄됐습니다.

안전이 제일인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주요 부품에 대해서는 전수 검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이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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