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각종 규제로 압박을 받는 유통 대기업들이 슈퍼급이나 편의점급 개점을 하면서 주변 상권을 의식한 몸사리기에 나섰습니다.
문 열기 전까지도 비밀이 유지되도록 특약을 맺을 정도입니다.
정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동네 슈퍼였던 이 점포는 유통 대기업이 인수했습니다.
그런데 인수 계약서에 눈에 띄는 게 있습니다. 특약 조항입니다.
개점 전까지 민원이 제기되거나 사업 조정 신청 등 주변 상인들의 반발로 차질이 생기면 계약은 자동 해지된다는 겁니다.
주변 상권의 반발을 의식해 바짝 몸을 낮춘 겁니다.
<녹취> 정용헌(前 슈퍼 운영 업주) : "손님들한테 사실은 제가 계속 (영업)해요, 라고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거죠. 누군가는 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유통 대기업이 운영하는 이 편의점, 풋고추에 삼겹살,미역까지...
간판은 편의점인데 얼핏 보면 슈퍼마켓 같습니다.
이처럼 대기업이 직접 운영하거나 대기업 간판을 달고 영업하는 소규모 동네 슈퍼마켓들은 최근 크게 늘고 있습니다.
대기업 롯데의 동네슈퍼인 '롯데마켓 999'는 4년 만에 13배 가까이 급증했고, '홈플러스 365'도 2년 만에 29곳까지 늘었습니다.
유통대기업들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 SSM의 신규 출점이 어렵게 된 규제 속에, 이른바 몸 낮추기 확장중입니다.
KBS 뉴스 정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