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울산 태화강 암반 지대에는 거대한 벽화가 있습니다.
신석기시대에서 청동기시대 사이에 고래와 표범, 사냥하는 사람 등 3백여 가지 그림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1971년 발견된 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로, 그야말로 선사시대 살아있는 역사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발견되기 전인 1965년 인근에 세워진 댐으로 인해 일년중 여덟 달은 물 속에 잠기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수천년을 버텨온 소중한 유산이 한해가 다르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보존을 위해 댐 수위를 낮추자는 주장이 있었지만 주민들의 식수 공급에 차질이 예상됐고 제방을 쌓을 경우 경관 변형의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해결 방안을 놓고 지속돼 온 정부와 지자체의 갈등이 오늘 일단 접점을 찾았습니다.
이하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기로 한 방안은, 투명 댐 형식의 구조물 설치입니다.
전면에 내구성이 강화유리의 150배 이상인 합성 플라스틱으로 임시 구조물을 세워 암각화가 물에 잠기는 것을 막는다는 겁니다.
국무조정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과 울산광역시는 일명 '카이네틱 댐' 방식의 암각화 보존 업무 협력에 합의했습니다.
<인터뷰>정홍원 (국무총리) : "합의가 이행돼 암각화가 세계적 문화재로 길이 남기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중인 암각화의 보존 방법을 놓고 가닥이 잡힌 것은 10년만입니다.
앞으로 문화재청과 울산시의 책임 아래 석달 동안 지반 조사와 구조안전성 평가 등을 거쳐 투명 댐 설치 여부가 최종 결정됩니다.
하지만, 시공 과정에서 암각화 주변의 훼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황평우 : "세계적으로 한, 두 개의 사례를 가지고 적용하기에는 너무 무리가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적 검토를 마치면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게 돼있어서 위원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