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지난해 30대 그룹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가 처음으로 줄었는데요.
KBS 조사 결과, 모든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가 줄어든 게 아니고, 총수 일가의 지분이 많은 계열사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윤영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은 지 2년이 채 안된 강남 한복판의 대형 건물입니다.
효성그룹 계열사들이 대거 입주해있습니다.
건물 주인은 '신동진'이라는 부동산 업체.
조석래 효성 회장의 아들 3형제가 지분 100%를 갖고 있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117억 원, 이중 3분의 2가량인 75억 원을 효성 계열사에서 올렸습니다.
규모도 1년 새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녹취> 효성그룹 관계자(음성변조) : "입주사가 적고 계열사가 먼저 입주를 하다보니까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고요.
이중근 부영 회장의 아들 이성훈 씨가 지분 65%를 갖고 있는 신록개발.
지난해 매출이 99억 원, 1년 전보다 3배 넘게 늘었는데, 100% 아버지 회사와의 거래였습니다.
<녹취> 부영그룹 관계자(음성변조) : "계열사로 돼있지만 그게 회장님이 어떤 식으로 지시하시면 같이 하다 보니까... "
이밖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딸이 소유한 현대유엔아이는 1년 새 내부거래 금액이 2배 이상,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아들이 대주주인 현대엠코는 72%가 늘었습니다.
허창수 GS회장의 동생 허정수 씨의 GS네오텍은 1년 새 900억 원을 더 벌었습니다.
하나같이 비상장사에 거래 대부분이 수의계약으로 이뤄진 게 특징입니다.
<인터뷰> 박주근(CEO스코어 대표) : '일감 몰아주기를 줄이는 사회적 분위기와는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여전히 이를 통해서 부를 대물림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조사대상으로 삼은 총수 일가 지분 30% 이상의 재벌 계열사 87곳 중 내부거래가 오히려 증가한 곳은 무려 53곳에 이릅니다.
국세청은 다음달 내부거래 비중이 30%가 넘는 부분은 증여로 간주해, 본격적인 과세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KBS 뉴스 윤영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