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월급 의사’ 고용 요양병원 불법 운영

입력 2013.06.27 (21:39)

수정 2013.06.27 (22:01)

<앵커 멘트>

요양병원은 주로 노인 환자들이 입원해 재활이나 약물 치료를 받는 곳입니다.

수술이 적다보니 의료사고의 위험성이 낮고 의사를 일반 병원의 절반 정도만 둬도 됩니다.

또 치료를 할 때마다 보험급여를 받는 일반 병원과 달리 환자 한 사람당 하루에 일정 금액의 요양급여를 받기 때문에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전국 요양병원엔 연간 2조 원 가까운 건강보험료가 투입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노려 월급의사를 고용한 뒤 요양병원을 불법 운영해 온 사무장 병원들이 적발됐습니다.

김시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160여 개의 병상을 갖춘 서울의 한 요양병원입니다.

의사가 병원장을 맡고 있는 것처럼 돼 있지만, 실제 운영자는 의사가 아닌 정 모씨.

이른바 '사무장 병원'입니다.

투자자들로부터 수억 원 씩을 받아 병원 시설을 차린 뒤 의사들을 고용해 일종의 '병원 장사'를 한 겁니다.

<녹취> 병원 직원 : "수사를 받고 있는 건 알았는데 원장님이 걱정하지 말라고..."

정 씨가 이처럼 불법 운영한 요양병원은 6곳, 마치 하나의 그룹처럼 운영되면서 연간 420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80%가 보험급여였습니다.

투자자들에게 연 10% 이상의 수익을 돌려주고 병원 확장에 몰두했지만, 정작 환자는 뒷전이었습니다.

<녹취> 김형렬(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장) : "일정정도 이윤이 남으면 그 돈으로 다시 병원을 짓습니다. 또 이윤이 남으면 또 병원을 짓고 이걸 다시 병원으로 재투자하거나 병원을 위해 쓰는 건 없다고 봐야죠."

검찰은 병원 운영자 정 씨를 구속기소하고, 의사 5명도 함께 재판에 넘겼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은 정 씨의 병원 6곳이 10년간 받은 건강보험료 1200억 원도 환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최근 4년동안 건보공단이 적발한 사무장 병원은 모두 5백 곳으로, 이 가운데 80여 곳이 요양병원입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