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승리를 부르는 ‘류제국의 역습’

입력 2013.06.29 (20:48)

수정 2013.06.2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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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 트윈스가 '굴러온 복덩이' 류제국(30)의 역투에 힘입어 또 한 번 즐거운 승리를 낚았다.

류제국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여 상대 타선을 4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4-0 승리를 안겼다.

최고시속 146㎞의 직구에 커브, 슬라이더, 투심 등을 고루 섞어 던진 류제국은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으로 최근 감각이 살아난 SK 타선을 꽁꽁 묶었다.

1회부터 1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박정권과 박진만을 연속 플라이로 처리했고, 4회와 6회에는 1루에 주자를 두고 박정권과 최정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노련하게 불을 껐다.

시즌 7번째 등판에서 패배 없이 3승째다. 류제국에게는 우여곡절 끝에 밟은 한국 무대에 적응해 착실하게 승수를 쌓아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경기를 하면서 점점 자신감이 생긴다"는 경기 후 소감에서도 이런 즐거움이 읽힌다.

호투가 이어질수록 선수 자신 못지않게 기분 좋은 이들은 팀과 팬이다.

10년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 진통 끝에 올 초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류제국은 '복덩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만큼 팀에 쏠쏠한 소득을 안겨주고 있다.

착실히 재활을 마치고 5월 하순 선발진에 합류한 것부터 로테이션을 꾸리는 데 어려움을 겪던 팀에 큰 희망이었다.

게다가 던질 때마다 승리를 안기니 구단과 팬으로서는 예뻐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날까지 등판한 7경기에서 류제국이 챙긴 승리는 3차례지만, 팀은 6승을 챙겼다.

이달 20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 한 차례 패배한 것을 빼고 나머지 경기는 모두 LG의 승리로 끝났다.

공교롭게도 LG의 상승세 역시 류제국의 합류와 맞물려 있다.

류제국이 처음 등판한 5월 19일 잠실 KIA전에서 승리해 4연패를 끊은 LG는 이후 한 번도 상대방에게 '위닝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를 내주지 않고 상승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LG의 홈구장인 잠실에서는 류제국이 선발 등판하는 날이면 플레이볼 직전 전광판에 '제국의 역습'이라는 글귀가 떠오르면서 영화 '스타워즈'의 주제곡이 흐른다.

류제국의 이름과 영화 부제목의 첫 단어가 일치하는 데서 착안한 일종의 패러디인데, 묘하게도 LG의 지금을 떠올리는 부분이 있다.

1990년대 프로야구 최고의 명문구단을 자부하던 LG는 2002년 이후 10년간 가을 야구에 초청받지 못한 '몰락한 제국'이었다.

그런 LG가 류제국을 앞세워 '역습'에 나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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