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오늘도 일부 지역에서는 많은 비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이렇게 비바람이 불 때 위험한 게 바로 전신주입니다.
지난 2010년 태풍 곤파스가 휩쓸고 난 뒤 전신주 4천7백 개가 부러지거나 파손됐고 지난해 태풍 볼라벤 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전신주가 넘어지면 이처럼 도로위의 흉기가 되기도 하고 정전으로 불편을 주기도 하는데요.
많은 전선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경우에 더 위험합니다.
본격적인 장마철을 맞아 전신주의 관리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박원기 기자입니다.
<리포트>
비바람에 맥없이 쓰러진 전신주, 이내 변압기가 폭발합니다.
사고가 났던 자리엔 새 전신주가 세워졌지만 주민들의 마음은 지금도 조마조마합니다.
<인터뷰> 동네 주민 : " 바람이 많이 불거나 비가 많이 오면 전신주 주변을 가급적 피하는 습성이 생겼어요. "
서울 시내의 한 주택가.
전선과 통신선이 전신주마다 어지럽게 뒤엉켜 있습니다.
기울어지거나 곳곳에 금이 간 전신주도 있습니다.
여름철 집중호우가 내리거나 강풍이 불면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전신주가 아주 약간만 기울어도, 많은 비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복잡하게 얽힌 전선이 강풍에 이리저리 흔들리다 보면 전신주가 쉽게 넘어질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찬오(서울과기대 교수) : " 하중이 한 쪽으로 치우치다보니까 전주가 피로감이 심해지면서 자체적으로 휘어서 기울어지는, 이런 경우도 발생을 하고 있고요."
전신주에는 인터넷 통신선이나 유선방송 케이블을 최대 12가닥까지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단으로 설치된 통신선의 적발이나 철거가 쉽지 않은데다, 안전점검도 사실상 맨눈으로 이뤄져 정확한 위험측정이 어렵습니다.
한국전력이 파악한, 이른바 '과적 전신주'는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에 11만 개가 넘습니다.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