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정부의 한해 예산과 맞먹는 300조 원대의 인천 용유·무의 관광단지 사업이 결국 백지화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수년째 미뤄진 끝에 내린 결론인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생겼습니다.
정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인천 영종도 앞바다입니다.
홍콩 마카오의 3배인 80제곱킬로미터 부지에 문화 관광 레저 복합 시설이 오는 2030년까지 들어설 예정이었습니다.
사업비는 모두 317조 원.
그러나 지난 2007년 시작부터 삐걱거리던 이 사업은 최근 사업시행자가 당초 현금 440억 원을 출자하기로 했던 약속을 어기고 해외 부동산으로 대체하겠다고 하자 백지화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인터뷰> 허종식(인천시 대변인) : "의지도, 능력도 없다고 저희들은 내부적으로 판단했습니다. 계약을 해지하는 게 맞다 이렇게 방침을 세우게 된 거죠."
사업시행 예정자도 인천시의 이런 방침에 반발하고 있어 국제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녹취> 박성현(사업시행사 부회장) : "해지 통지에 대한 대응을 저희들은 해야 하는 것이고요. 그 대응은 홍콩에서의 중재재판을 하도록 돼 있어요."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사업이 표류하면서 수년째 재산권 행사가 막혀 있는가 하면 개발만 믿고 대출을 받았다 많게는 수억 원대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
<녹취> 홍영복(마을 주민) : "전부 노인분들이예요. 아무것도 모르고 되겠지,되겠지 이렇게 기다리고 있다가 지금 다 한탄하고, 농협에 빚이 보통 5억씩 10억씩 다 들어 있어요. 땅 다 잡혀서."
결국, 인천시는 애초부터 실현 가능성이나 투자자에 대한 검증 없이 장미빛 청사진만 제시한 채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을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