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디지털 치매'라는 단어, 들어보셨습니까?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게 되면서, 이전에 비해 기억력이 현저히 감퇴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가사 전체를 외우는 노래가 거의 없다거나, 단순 암산도 계산기로 한다면 디지털 치매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먼저 그 실태를 함께 보시죠.
이하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백화점 주차장.
운전자가 차에서 내리자 마자 휴대전화를 꺼내 들더니, 주차한 위치를 촬영합니다.
<인터뷰> 석혜연: "저는 꼭 찍어야지.. 안그러면, 예전에 한 번 정말 한 30분 넘게 헤맨 적이 있어서.
직장인들에게 자주 쓰는 휴대 전화 번호를 몇 개나 기억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대부분이 부모님 전화번호를 제외하고는 친한 친구 한 두 명의 번호 밖에 기억해내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직장인: "옛날에는 잘 외웠어요. 휴대전화에 의지하면서 하니까, 그냥 누르면 이름 찾아서 나오니까..."
그나마, 이정도는 양호한 편입니다.
최근 한 온라인 설문 조사에서는 3명 중 한 명 꼴은 부모, 형제의 전화 번호도 기억을 못하고, 가족 외에 기억하는 전화 번호가 없거나, 한 두개에 불과하다는 대답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휴대전화에서 각종 태블릿 pc까지, 그야말로 디지털 전성이자 중독 시대인 요즘,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그럼, 우리의 뇌는 괜찮을까요?
<인터뷰>정신과 전문의: "계속해서 필요할 때마다 (정보를) 찾아보게 만드니까, 전화번호 하나, 두 개 외우느냐, 못 외우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뇌에서 저장을 시키는 메카니즘 자체가 약해지는거예요."
전자 기기들은 갈수록 '스마트'해지고 있지만 우리의 뇌 기능은 점차 둔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
<앵커 멘트>
근력운동을 하면 근육이 붙듯이 뇌도 많이 쓰면 인지기능이 좋아집니다.
중년 이후 두뇌활동을 많이 하면 치매를 14%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는데요.
각종 전자기기에 너무 의존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 여성은 40대에 접어들면서부터 약속 시간을 자주 잊는 등 건망증이 찾아왔습니다.
사소한 것도 스마트폰에 의존하다 보니 익히 알던 것도 기억이 잘 안 납니다.
<인터뷰> 심명숙(서울 이촌1동): "이름이 기억이 잘 안나고 영화, 식당이름 잘 기억이 안나고 깜빡깜빡해요."
두뇌활동이 줄어들고 특히 기억력이 등 인지기능이 약해지면 노년기에 치매가 생길 위험이 커집니다.
반면, 두뇌활동을 많이 해 인지기능을 잘 개발해 놓은 사람은 치매가 와도 늦게, 가벼운 정도로 옵니다.
시카고대학 연구진의 조사 결과, 중년 이후 두뇌활동을 많이 하면 치매 발생 위험이 14%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김도관(삼성서울 정신건강의학과): "배우는 것, 읽고 쓰고 새로운 것을 찾고 따라가고, 한편으론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는 것 이런 것들이 인지기능 활동입니다."
지적 자극으로는 독서와 신문 읽기, 외국어 공부 등이 좋습니다.
시를 암송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꾸준한 운동도 뇌혈관을 튼튼히 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은 치매 발생 위험이 30%가량 줄어든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