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이하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쓴 패배를 맛본 지소연(고베)이 울분을 승리로 승화시키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23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지소연은 눈물을 글썽이면서 필승을 다짐했다.
지소연이 이처럼 이를 악물게 된 것은 1차전 패배 후 언론 보도와 여자대표팀에 대한 열악한 처우 때문에 상처를 입어서다.
여자 대표팀은 1차전에서 선전을 펼치고도 1-2로 역전패했다. 그러나 경기 내용에 상관없이 결과만 보고 냉랭한 일부 보도에 마음고생 한 듯했다.
지소연은 "경기 다음날까지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남자 대표팀보다 열악한 처우가 억울하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어쩔 수 없다"며 "우리가 잘하고 나서 얘기해야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이어 북한전 패배 후 언론에서 나온 보도를 보고 억울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목이 메고 말았다. 지소연은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왜 이렇게 눈물이 나지"라며 한참 답변하지 못했다.
그는 "북한전에서 볼 잡아도 마무리하지 못하고 패스하다 끝난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에는 꼭 마무리해서 반드시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주장인 심서연(고양대교) 역시 "무조건 이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남자 대표팀이 파주NFC에서 합숙하는 데 반해 여자 대표팀은 훈련장에서 차로 40분가량 떨어진 숙소에 머무는 게 아쉽다고 토로했다.
그는 "10일 소집될 때는 파주에서 합숙하다가 17일 숙소를 옮겼다"며 "반드시 중국전에 이겨서 (같은 날 치러지는) 남자 대표팀보다 먼저 승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가을(현대제철) 역시 독기를 품었다.
비디오 분석 결과 중국의 왼쪽 수비수가 약하다고 분석되면서 오른쪽 날개 공격수인 전가을의 어깨가 한층 무겁다.
전가을은 "북한전에 지고 나서 보도를 보니 '여자 축구는 멀었다, 벽을 넘지 못했다'가 많더라"며 "앞으론 무조건 이기겠다"며 말했다.
한편, 원톱으로 나서는 차연희(고양대교)는 "남자 대표팀 감독이 홍명보 감독님으로 바뀌면서 남자 대표팀에 한층 관심이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 "꾸준히 여자축구를 찾아오시는 분들을 위해 이기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