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공룡 포털'이란 비판을 받아온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천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등 중소 벤처기업들과의 상생협력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이 상생이나 동반성장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 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 초 국내의 한 벤처기업이 내놓은 모바일 메모장 앱입니다.
이 앱이 큰 인기를 얻자 얼마 뒤 네이버에 슬그머니 비슷한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업체는 네이버가 아이디어를 베꼈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인터뷰>표철민(벤처기업 대표) : "그거 만든다고 해서 거기 매출에, 그 회사 생존에 지장이 없을 거예요. 하지만, 중소벤처들, 개인 개발자들은 목숨 걸고 만든단 말이에요."
그동안 부동산 정보부터 쇼핑까지 네이버가 진출하는 분야마다 영세 업체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고 설 자리를 잃어왔습니다.
인터넷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네이버가 개선책을 내놓았습니다.
벤처 창업과 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천억 원 규모의 펀드 조성과 협력업체들과의 상생협의체 구성, 유망 콘텐츠 해외 진출 지원 등을 약속했습니다.
<녹취>김상헌(NHN 대표) : "이용자 후생과 인터넷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함으로써 중소 벤처기업들과의 동반 성장에 더욱 힘쓰겠습니다."
하지만, 중소업체와의 상생 협력이 네이버 중심의 시장 질서를 더 고착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인터뷰>김인성(한양대 교수) : "혜택받는 업체들을 좀 더 추가하겠다고 하는 거죠. 그거는 지금 문제되고 있는 개선이라든지 상생방안으로 보기 힘듭니다."
따라서, 이제는 네이버의 독점적 지위를 규제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