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중국 훈춘에 있는 안중근 의사의 유적지가 최근 폭우로 완전히 무너진 사실이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이토오 히로부미를 저격하기 전에 안 의사가 머물렀던 비밀 거처로 알려진 곳인데, 그동안 방치돼오다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김주영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우리 농촌 풍경과 다를 것 없는 북-중-러 국경지대 마을.
잡초 무성한 공터 뒤로 무너져 내린 초가집이 나타납니다.
중국 훈춘시 정부가 안중근 의사의 비밀 거처로 인정해 지난 2005년 유적지로 지정한 곳입니다.
처참한 모습에 우리 방문객들은 말문이 막힙니다.
<인터뷰> 김득원(서울시 창동) : "놀란 정도가 아니라 목이 메서 말을 못하겠는데..이럴 수가 있는가..."
유적지 지정때만 해도 안의사가 거사에 나서기 전 머물렀다는 온돌방이며 아궁이가 남아 있었지만 최근 계속된 폭우속에 끝내 기둥째 쓰러지며 자취를 찾을 수 없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관리부실이 문제였습니다.
임시거처를 돌보던 조선족 동포와 한족은 마을을 떠났고 몇년전부터는 중국지방정부마져 유적지 관리에서 손을 뗐습니다.
당초 예상보다 한국인 관광객이 적게 오자 유지 비용을 걱정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서복순(취안허촌 조선족 동포) : "비석도 세우고 간판도 써서 놓고 그랬는데 (관리인이 관광객의) 돈만 받아 먹었지."
우리 정부도 문헌을 통한 고증이 있어야한다며 국외 사적지 지정을 미뤄왔습니다.
그 사이 안 의사의 항일 자취는 복원 불능 상태로 주저앉았습니다.
중국 훈춘에서 KBS 뉴스 김주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