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13 시즌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타이거 우즈(미국)의 1인자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매킬로이는 2012 시즌 4승을 거두며 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 다승왕, 최저 평균 타수상까지 차치하며 우즈에게 완승을 거뒀다.
오랜 시간 슬럼프를 겪었던 우즈도 2012 시즌 3승을 수확했지만 '골프 황제'의 자리를 매킬로이에게 물려주는 듯했다.
하지만 막상 2013 시즌이 개막하자 상황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골프 클럽을 나이키 제품으로 바꾼 매킬로이는 클럽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진에 빠졌다. 2013 시즌 PGA 투어 16개 대회에 출전한 매킬로이는 우승은커녕 톱 10에 단 다섯 차례밖에 들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반면 우즈는 1월에 열린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시즌 첫 우승을 신고하더니 캐딜락 챔피언십,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까지 특급대회에서 5승을 챙겼다.
매킬로이에게 내줬던 세계랭킹 1위 자리를 탈환한 것은 물론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건재를 과시했다.
우즈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가 주는 올해의 선수상을 비롯해 상금왕과 최저평균타수상(바든 트로피)까지 차지했다.
그러나 우즈가 메이저대회에서 보여준 성적은 실망스러웠다.
우즈는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공동 4위, 브리티시오픈에서 공동 6위를 차지했을 뿐 US오픈과 PGA챔피언십에서는 우승과는 거리가 먼 성적표를 남겼다. 2009년 US오픈 우승을 마지막으로 우즈의 메이저대회 승수는 14승에 머물렀다.
메이저 대회 성적만으로만 본다면 우즈는 애덤 스콧(호주)이라는 강력한 라이벌을 만났다.
우즈의 전 캐디인 스티브 윌리엄스와 호흡을 맞춘 스콧은 생애 처음 마스터스를 제패한데 이어 플레이오프 1차전인 바클레이스에서 우승하며 골프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우즈는 시즌 최강자를 가리는 플레이오프에서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시즌 5승을 거두고 페덱스컵 랭킹 1위로 시작한 플레이오프에서 우즈는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에게 역전을 당해 '골프 황제'의 체면을 구겼다.
비록 우즈가 2009년 이후 4년 만에 상금왕 자리를 되찾기는 했지만 팬들은 그에게서 이전의 카리스마를 찾을 수는 없었다.
우즈가 재기를 노리는 매킬로이를 비롯해 스콧, 올해 US오픈 우승자 저스틴 로즈 등 젊은 선수들의 강력한 도전을 뿌리치고 다음 시즌에도 1인자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올 시즌 교포 선수를 포함해 11명이 PGA 투어에서 활약한 한국 골프는 배상문(27·캘러웨이)의 생애 첫 우승이라는 값진 열매를 얻었다.
PGA 투어 2년차인 배상문은 지난 5월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에서 우승, 2년간 PGA 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맏형 최경주(43·SK텔레콤)와 양용은(41·KB금융그룹)이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을 내지 못했고 루키인 김시우(18·CJ오쇼핑)는 출전권을 유지하지 못했다.
역대 가장 어린 나이인 만 17세로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한 김시우는 만 18세가 될 때까지 PGA 투어 멤버가 되지 못해 대회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퀄리파잉스쿨에서 수석 합격한 이동환(26·CJ오쇼핑)은 시즌 상금 랭킹 95위로 다음 시즌 출전권을 따냈다.
장타자 노승열(22·나이키골프)도 정규 투어 성적이 좋지 못했지만 2부 투어 플레이오프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다음 시즌 정규 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23일(한국시간) 끝난 투어 챔피언십으로 2013 시즌이 막을 내린 가운데 10월부터는 새로운 시즌이 시작된다.
PGA 투어는 올해부터 대회 일정을 변경, 10월 10일 프라이스닷컴 오픈으로 2013-2014 시즌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