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협, 고객 몰래 또 대출금리 조작

<앵커 멘트>

대표적인 서민 금융기관인 지역농협에서 고객 몰래 대출 금리를 조작한 사례들이 KBS 취재로 또 드러났습니다.

이번엔 고객의 동의 없이는 바꿀 수 없는 고정금리까지 조작됐습니다.

최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6년부터 지금까지 경북의 한 농협에서 20억 원 정도를 대출해온 김 모 씨.

고정금리로 수천만 원씩 대출받은 계좌들에서 이자가 조금씩 늘어난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금리내역서를 받아보고서야 고정금리 6.9%가 7.8%로, 7.1%짜리 대출은 7.95%까지 뛴 걸 확인했습니다.

<녹취> 김 0 0(대출자) : "고정인 금리를 6.9%에 했는데 6.95, 7.1..금리가 자기들 맘대로 고무줄 늘어나듯이 늘어나지 않습니까?"

해당 농협은 금리를 바꾸면서 우편으로 알렸다고 해명합니다.

<인터뷰> 장세찬(K농협 상임이사) : "본인은 안 받았다고 하는데 그거는 우리가 다 편지를 해서 우편물 띄운 걸로 돼있어요."

김 씨 외에도 강 모씨의 경우 0.7%포인트, 정 모씨는 무려 1.25%포인트까지 올라 각각 640여만 원과 250여만 원의 이자를 더 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출거래약정서에서 고정금리는 만기일까지 바꿀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인터뷰> 윤승호(농협중앙회 상호금융리스크관리부 과장) : "변경을 할 수 없도록 돼 있고요. 그런 부분은 일단 내규 상에 다 돼 있기 때문에.."

이 농협에서는 또 변동금리로 대출 약정을 하면서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아예 표기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표기한 사례가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지난 2011년 이후 금리조작으로 지역농협 120여 곳이 적발됐지만 이 농협처럼 감독기관에 적발되지 않은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서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