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킬러의 본능을 마음껏 펼쳐보이자!'
지난해 K리그 챔피언 FC서울이 한국 프로축구의 자존심을 걸고 아시아 축구의 '왕중왕' 자리에 도전한다. 서울이 극복해야 할 상대는 아시아 최고의 부자 구단으로 이름난 '중국 챔피언' 광저우 에버그란데다.
서울은 26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광저우와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 홈경기를 치른다.
서울은 전신인 안양LG 시절 2002년 아시안클럽 챔피언십(AFC 챔피언스리그 전신)에서 준우승한 적이 있지만 이후 대회가 AFC 챔피언스리그로 확대 개편되고 서울로 연고 이전을 하고서 결승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년을 기다린 만큼 서울은 우승의 의지가 드높다.
◇ 서울, 두 마리 토끼 사냥의 '첫 단추' 서울의 이번 시즌 목표는 정규리그 2연패 달성과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서울은 K리그 정규리그 A그룹(상위 스플릿)에서 승점 51로 4위다. 정규리그 종료 때까지 7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선두 울산(승점 58)을 승점 7차로 뒤쫓고 있어 역전 우승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은 '두 마리 토끼' 가운데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먼저 도전장을 내민다.
서울이 상대할 광저우는 지난해 중국 슈퍼리그와 FA컵을 모두 휩쓴 강호다. 이미 이번 시즌 정규리그 우승까지 확정했다.
광저우에는 홍명보호(號)의 중앙 수비수 김영권이 뛰고 있어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팀으로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의 우승을 조련한 '명장' 마르셀로 리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재벌인 헝다(恒大) 그룹은 2010년 광저우를 인수한 뒤 엄청난 투자에 나섰다.
중국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인 가오린을 포함해 순시앙, 정쯔 등 중국의 스타들을 영입하고 2011년에는 1천만 달러(약 106억원)를 들여 브라질리그 최우수선수 출신인 다리오 콘카를 사들이며 중국 리그의 무적 팀으로 떠올랐다.
이를 발판 삼아 광저우는 2010년 2부리그 우승으로 1부리그로 승격했고, 2011∼2013시즌까지 정규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
특히 광저우는 4강전에서 일본의 가시와 레이솔을 상대로 1, 2차전 합계 8-1(4-1승, 4-0승)로 승리하며 무서운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광저우는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목표로 이번 대회 4강까지 치르면서 선수들에게 총 1억3천만 위안(약 226억원)의 승리 수당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을 초월하는 '당근 정책'이 광저우의 힘이다.
◇ 서울의 고민 '경기력 회복-아디 복귀' 서울은 올해 정규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며 숨 가쁘게 달려왔다.
정규리그에서는 현재 4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결승 진출로 성공적인 시즌을 치르고 있지만 이제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
'두 마리 토끼' 사냥의 첫 무대인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을 앞두고 서울은 고민이 많다.
무엇보다 정규리그에서 최근 2연패를 당하면서 경기력이 저하됐다. 지난 9일 슈퍼매치에서 수원에 0-2로 패한 서울은 지난 20일 울산에 또 0-2로 완패했다. 이 때문에 선두 울산과의 승점차도 7로 벌어지며 막판 우승 경쟁에 부담을 느끼게 됐다.
이런 가운데 서울은 중국의 '강적' 광저우를 상대해야 하지만 수비의 핵심인 '백전노장' 아디가 전열에서 빠져 있는 게 아쉽다.
지난 9월 무릎을 다친 아디는 회복 훈련을 끝냈지만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 있던 터라 경기 감각이 떨어진 게 걱정이다.
광저우의 공격력이 워낙 강해 수비에서 한 차례 실수는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최용수 감독도 아디의 기용을 놓고 고민 중이다.
다만 서울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중국의 장쑤 순톈을 상대로 2승을 거뒀고, 2003년 이후 중국 클럽을 상대로 3승2무1패를 기록하는 등 유달리 중국 클럽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은 최근 정규리그에서 당한 2연패의 충격에서 빨리 벗어나 경기력만 회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