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프로축구 FC서울의 최용수(40) 감독이 호화군단 광저우 헝다(중국)에 열정으로 맞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 감독은 25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 기자회견에서 "돈의 힘이 아닌 순수한 열정과 지혜로움으로 상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도전장을 내던졌다.
광저우는 막강한 자금력으로 무리퀴, 다리오 콘카, 엘케손(이상 브라질) 등 화려한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최 감독 역시 프로스포츠에서 자금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쉽게 물러서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의 열정, 패기를 앞세워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왔다"며 "이는 돈으로는 절대 살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광저우가 많은 투자를 했기에 여기까지 왔지만 축구는 손이 아닌 발로 하는 거라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서울이 광저우를 소홀하게 대접했다는 마르첼로 리피 광저우 감독의 불만에 대해선 "구단끼리 이미 얘기가 된 내용"이라며 일축했다.
리피 감독은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이 연습 구장을 마련하지 않아 호텔에서 연습했다"고 불만을 터뜨린 바 있다.
그러나 프로축구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은 2주 전 광저우에 연습구장으로 보조구장을 제공한다고 알렸고 광저우도 이를 받아들였다.
최용수 감독은 "구단에서는 광저우에 편의시설과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데 나름대로 최선을 다 했다"며 "운동장에 관해서는 2주 전에 광저우에 얘기를 이미 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5년 연속 한국팀이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데 대해선 큰 부담은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최 감독은 "그만큼 K리그에 훌륭한 선수와 감독이 많다는 것"이라며 "오히려 적절한 긴장, 부담감과 압박이 필요한 때"라며 담담히 받아들였다.
최 감독은 중국의 '공한증'과 한국에 경험 많은 선수들이 있다는 게 큰 도움이 되리라 전망했다.
최 감독은 "결승전과 같이 중요한 경기에선 경험이나 경기 외적 변수가 크게 작용한다"며 "서울엔 최효진, 몰리나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이 있고 중국의 공한증이 없다고 볼 순 없어서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서울 주장 하대성은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팀이 우승한다면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는 늘 우승해야 하는데 꼭 그렇진 않지 않느냐"며 "광저우가 리그에선 꾸준히 우승하고 있지만 우리 팀은 한국 특유의 본성을 앞세워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결승이라서 특별하게 하는 건 없다"면서도 "선수들의 분위기도 좋고 의욕도 좋다"며 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