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유산 10억여 원’ 복지시설이 꿀꺽?

<앵커 멘트>

복지시설에 살던 장애인이 숨지면 유산은 어떻게 처리될까요?

유족이 없으면 시설 쪽에서 돈을 사용하거나 통장째 그냥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래도 되는 걸까요?

범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장애인에게 지급되는 연금 등은 모두 개인 통장으로 관리하게 합니다.

문제는 연고없이 사망한 후.

이 시설은 올해 숨진 장애인 한 명이 남긴 현금 1,200여만 원을 운영비로 쓰려다 백지화했습니다.

<녹취> 시설 관계자(음성변조) : "구청에서 그렇게하면 안 되고 법률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해서 그냥 안 쓰고 놔두고 있어요."

또다른 시설은 지난 2011년 이후에 숨진 13명이 저축해둔 8,500여만 원을 쌓아두고 있습니다.

<녹취> 장애인시설 관계자 :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적립해뒀습니다. 구청에 물어봐도 모른다고 하고 어떻게 하라는 지시가 없어요."

보건복지부가 국회에 낸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장애인 시설에서 숨진 730명이 남긴 저축액은 16억 원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5억9천만 원은 유족이 상속받아갔고, 상속인이 없는 10억8천만 원은 시설이 차지했습니다.

심지어 대표 개인이 상속받거나 기관이 따로 적립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일부 유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최동익(민주당 의원) : "시설을 위해 쓸 돈이 아니고 사회적으로 기금화해서 법적인 사각지대를 해결하는 비용으로 지출해야 합니다."

또 유산 처리 방안을 찾기보다 장애인을 위해 지급한 돈은 생전에 장애인 스스로를 위해 쓰도록 유도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범기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