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호, ‘김신욱 효과’ 재확인…골키퍼 불안

입력 2013.11.20 (07:37)

수정 2013.11.20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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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을 중심으로 한 홍명보호(號) 공격진의 파괴력이 재확인됐다.

그러나 공격진의 성과는 골키퍼의 불안정한 플레이 때문에 반감되고 말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평가전에 김신욱을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로 내보냈다.

섀도 스트라이커로는 이근호(상주)가 출격했고,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이 좌우 날개를 펼쳤다.

이들 공격수는 경기 초반에 자리를 유기적으로 바꿔가며 러시아 수비진을 흔들었다.

김신욱의 헤딩 패스를 이용한 이근호, 이청용, 손흥민의 페널티지역 침투는 위협적인 장면을 자주 연출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김신욱, 이청용, 손흥민, 이근호의 호흡이 초반에 매우 좋았고 협공은 날카로웠다"고 평가했다.

지난 15일 스위스 평가전에서도 김신욱을 중심으로 한 공격 전술은 파괴력을 발휘했다.

이 때문에 김신욱이 긴 패스와 헤딩을 되풀이하는 단순한 플레이를 유발한다는 시선은 이제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날 러시아전에서 김신욱은 코너킥 상황에서 오른발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신 교수는 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존재감 덕분에 세트피스 득점의 가능성이 커진 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신욱의 골은 상대 실책에서 나왔다"며 "장신 스트라이커 때문에 수비수의 부담은 분명히 가중된다"고 설명했다.

코너킥이나 위험지역에서 얻는 프리킥 등의 세트피스는 약체가 강호에 일격을 가할 좋은 기회다.

내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보다 약한 상대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홍명보호의 세트피스 득점은 고무적이다.

한국은 스위스전에서 홍정호가 코너킥을 헤딩해 득점한 데 이어 두 경기 연속으로 세트피스로 골 맛을 봤다.

최근 수개월 동안 세트피스는 대표팀에서 사실상 잊혀진 '득점 공식'으로 여겨졌다.

한국은 올해 6월 레바논과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김치우가 프리킥으로 득점한 뒤 스위스와의 평가전 전까지 10경기 연속으로 프리킥이나 코너킥 상황에서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김신욱이 공격진에 불어넣은 활력은 골키퍼의 결정적인 실수 때문에 사그라졌다.

골키퍼 정성룡(수원 삼성)은 전반 11분 골 지역에서 상대의 크로스를 겨드랑이 사이로 흘려 골을 허용했다.

신 교수는 "한국은 정성룡의 실책성 플레이로 동점골을 내준 뒤 흐름을 잃고 경기의 주도권을 상대에 내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동점골 이후에 흔들리다가 후반에 선수들을 다수 교체하면서 조직력을 발휘할 수도 없었다"고 경기를 되돌아봤다.

골키퍼의 불안한 플레이는 실점이나 패배로 직결될 수 있는 까닭에 홍명보호가 내년 월드컵을 앞두고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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