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방송과 신문뿐 아니라 인터넷과 SNS 등 매체가 다양해졌죠?
홍보 방식도 복잡해져서 공공기관들은 각종 정책과 사업 홍보를 외부 대행사에 통째로 맡기고 있습니다.
홍보매체 선정과 구체적인 홍보 방식은 물론, 예산 집행까지 모든 업무를 외부 홍보대행사에 일임하는 겁니다.
그런데 한 건에 최대 수십억 원에 이르는 홍보예산 집행과정의 관리는 허술하게 이뤄지는 걸로 KBS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나랏돈 홍보예산이 어떻게 새나가고 있는지, 그 실상을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관광공사가 주관한 박람회.
사업을 총괄한 홍보대행사는 부스 칸막이 제작을 한 협력업체에 맡겼습니다.
지급한 비용은 2천만 원.
하지만,홍보대행사가 관광공사에 제출한 세금계산서에는 4천만 원으로 돼 있습니다.
<인터뷰> 부스 제작 협력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는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적도 없구요."
또다른 사업인 관광벤처 경진대회의 세금계산서.
협력업체가 홍보대행사에 청구한 금액은 3천3백만원이지만 4천5백만 원짜리 계산서로 둔갑해 관광공사에 제출됐습니다.
<인터뷰> 홍보 대행사 前 직원 : "기존의 전자세금계산서를 포토샵 프로그램을 이용해 숫자를 고쳐서 3천만 원을 5천만 원으로 바꾼다거나, 그런 식이었죠."
이런 방법으로 홍보대행사가 1년여 간 관광공사로부터 타낸 예산은 10억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실제 비용은 6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내부 문서에서 확인됐습니다.
홍보대행사는 세금계산서 조작을 인정했습니다.
<인터뷰> 해당 홍보대행사 관계자 : "공공기관과 관련된 세금계산서에 합법적이지 않은 일들이 조사되었습니다.일단은 직원 개인의 실수로 인정이 되는 부분이 있어서요"
관광공사는 자체감사에서 1건의 조작사실을 확인했지만 직원 3명을 구두경고하는데 그쳤습니다.
비단 관광공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인터뷰> 홍보대행사 前 직원 : "전반적으로 홍보대행사나 혹은 국가사업을 대행하는 회사들 사이에서 그런 행위들이 사실은 무분별하게 일어나고..."
공공기관의 구멍난 관리 속에 나랏돈이 줄줄 새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