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한양도성길로 잘 알려진 서울성곽은 600년 전통이 서린 문화잰데요.
최근 이곳 성곽의 돌이 무더기로 사라졌지만,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장성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총 18킬로미터 한양도성길의 인왕산 구간.
서울성곽 상층부의 전투용 낮은 담장 '여장'의 화강석 돌들이 군데군데 뜯겨져 나갔습니다.
돌이 사라진 자리에는 콘크리트와 흙이 뒤엉켜 흉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인터부> 등산객 : "어머 이거 너무 흉해요,누가 이렇게 다 뜯어갔어요, 너무했다 이거."
가로 50센티미터, 세로 30센티미터 크기의 돌 50여 개가 사라진 것은 지난 1월 말로 추정됩니다.
불과 몇십미터 거리에 경찰 경비대가 있지만 사정을 알지 못합니다.
<인터뷰> 경찰 경비대원 : "뜯는 거야 뭐 누구나 뜯을 수 있는데, 가지고 가는 방법에 대해서 그게 궁금합니다. 여기서 차 다니는 길까지 가려면 한참 가야 하거든요."
보시다시피 이 돌들을 사람의 힘만으로 떼어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도구를 가지고 의도적으로 이 돌을 훔쳐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깁니다.
석재 전문가들은 정원석 수집벽을 지닌 사람들의 소행으로 추정합니다.
<인터뷰> 주민 : "이 멀쩡한 것을 뜯어간 거 자체가 정말 우리나라의 문화적인 자존심이랄까, 이런 부분에서 더 많이 마음 아픈 거 같고요."
6백년된 문화재가 훼손됐지만 관리주체인 서울시는 전체 구간 검사는 물론이고 돌들이 사라진 경위조사도 시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장성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