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확대경] 외국인 카지노 감독 ‘구멍’…업주 맘대로

입력 2014.03.18 (21:02)

수정 2014.03.18 (22:12)

<앵커 멘트>

이처럼 정부가 외국계 자본에 카지노 시장을 사실상 개방했는데 아직 우리 카지노 산업에는 부적절하고 불투명한 관행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만연해 있는 매출 누락이나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선 전담 기구 마련 등 제도 정비가 시급합니다.

최형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부가 국내 카지노 시장을 개방하기로 한 건 카지노를 관광 산업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섭니다.

싱가포르의 경우 지난 2009년 카지노 산업을 허용했는데 그 성과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카지노 리조트 2곳에서 벌어들인 매출이 지난 한해에만 6조 원에 이르렀고, 카지노 개장 이전 -2%에 그쳤던 경제 성장률도 지난해 3.7%로 반등했습니다.

국내 카지노 산업은 어떨까요.

외국인 카지노가 들어선지 반세기 가까이 지난 지금 16개 업체가 전국에서 영업중입니다.

하지만, 총매출이 1조 3천 7백억 원으로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 한곳의 매출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매출 누락 의혹 같은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제주 신라호텔 카지노의 경우, 지난 2011년 국세청에는 109억 원, 제주특별자치도에는 94억 원으로 각각 다르게 매출을 신고했습니다.

국세청 신고대로라면 5억4천만 원을 관광진흥기금으로 내야 하지만, 도에는 매출액을 100억 미만으로 축소 신고해 4억3천만 원을 내는데 그쳤습니다

국세청은 당시 사업주가 200억 원대의 매출을 누락시켰다고 보고 고발했지만 검찰은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렇게 사업자가 매출을 자기 멋대로 신고하더라도 당국이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는 것은 외국인 카지노에 대한 관리 감독이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입니다.

그 실태를 들여다 봤습니다.

<기자 멘트>

국내 외국인 카지노는 모두 16곳, 이 가운데 8개 카지노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나머지 8개는 제주특별자치도가 감독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은 각각 3명과 2명에 불과합니다.

<녹취> 제주특별자치도 카지노 담당자 : "매일 같이 가가지고 현금 박스 까는 것을 지켜보고 그래야 된다는 얘기인데 그게 사실상 물리적으론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국내 도박 산업 전반을 관리하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도 2009년부터 연 1회 외국인 카지노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실적은 전무합니다.

<녹취> 사행산업 통합 감독위원회 : "외국인 카지노는 불시 점검도 안 되는 게, 일단 들어갈 때 여권이 있어야 되거든요. 우리는 다 내국인이잖습니까?"

이렇다 보니 카지노의 매출 정산과 자금 거래가 사실상 카지노 업주의 자율에 맡겨져 있습니다.

<녹취> 전 카지노 업체 대표 : "여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매출 누락이란 건 사업자의 양심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이런 상황에선 외국계 자본이 들어오더라도 매출 누락이나 자금 유출을 막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이기원(전 GKL 경영혁신단장) : "부실한 관리감독 시스템 하에서 외국계 자본이 들어오는 경우는 국익에 손실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카지노 시장 개방을 앞두고 문체부가 사업권 유효 기간을 제한하는 등 일부 개선 대책을 내놨지만, 실질적인 운영 행위를 감독할 제도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이 역시 헛공약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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