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상관의 성추행과 가혹행위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른바 오 대위 사건.
오 대위 유가족이 야근을 강요했다며 법원에 제출한 오 대위 부대출입기록과 가해자가 부대에서 받아 낸 출입기록이 달라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재판부는 해당부대에 출입기록 원본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부대 측은 기록이 없다고 주장하다 뒤늦게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군 검찰이 오늘 해당 부대가 증거를 은폐하려 했는지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이런 가운데 해당 부대가 오 대위 유족들에게 가해자 선처를 종용했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탐사보도팀 이병도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 오 대위가 근무했던 부대에서 법원 현장검증이 이뤄진 지난 달 25일, 검증이 끝난 뒤, 부사단장은 유족측 변호사를 나가게 한 뒤 황당한 얘기를 꺼냈습니다.
오 대위의 영혼을 접했다는 한 여성의 말에 따라 부대에서 천도재를 지냈다는 겁니다.
그리곤 오 대위의 영혼이 이 여성에게 했다는 말을 유족에게 전했습니다.
<인터뷰> 오쌍한(故 오 대위 아버지) : "49재 지냈는데, 여자분이 굿을 하는데 와 가지고 (가해자) 노00을 풀어주라고 하더래요. '저(오 대위)는 잘 있으니까'"
부대측이 오 대위 영혼을 내세워 사실상 가해자 선처를 유족에게 종용한 겁니다.
<인터뷰> 故 오 대위 어머니 : "무당이 그렇게 말을 해도 자기가 그렇게 말을 하면 안되지요 그거는 노 소령 편드는 것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해 부대측은 발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가해자를 용서하라는 취지가 결코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녹취> 해당 부대 부사단장 : "마음 아픈 부모를 상담해줄까 이런 차원에서 얘기를 했지, 저는 뭐 고소를 취하하라고 말한 적도 없고 용서하라고 말한 적도 없고."
증거 은폐에 이어 가해자 선처 종용 의혹까지, 1심 판결은 끝났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병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