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태양, ‘초심’으로 버텨내는 첫 여름

입력 2014.07.30 (18:27)

수정 2014.07.30 (18:27)

"제가 언제부터 국가대표고, 언제부터 올스타였나요. 전반기의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마운드의 희망인 오른손 투수 이태양(24)이 첫 풀타임 선발 시즌의 한여름에 '초심'을 떠올리며 버텨내고 있다.

6월 한 달간 3승 1패, 평균자책점 2.52를 찍으며 한화를 넘어 한국 프로야구 마운드의 신성으로 떠오른 이태양은 7월 들어 1승 3패와 평균자책점 9.26으로 부진하다.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는 올해 본격적인 선발로 나선 이후 가장 적은 2⅔이닝 만에 8실점(7자책점)하고 강판했다.

1군에서 세 시즌 만에 처음 풀타임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하고 로테이션을 지킨 만큼,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고전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아직 어떻게 몸을 관리하며 여름을 나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쌓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인조잔디가 깔린 목동구장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순간까지도 사우나를 방불케 하는 열기를 뿜어내는 곳이다.

30일 목동구장에서 다시 만난 이태양은 전날 부진에 대해 "체력적인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여름이라 나도 모르게 조금 힘들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양은 "보양식도 챙겨 먹고, 일부러 더 많이 먹으면서 훈련량을 늘리기보다는 밸런스 위주로 연습하며 체력을 비축하고 있다"고 여름을 보내는 나름의 방식을 설명했다.

최근 부진에 대해서도 "투수는 정신력이 중요한데, 아직 고민 많은 성격이 남아 있다"면서 "안 좋을 때 슬기롭게 풀어가야 하는데, 너무 힘으로 이겨내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성적에 아쉬움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태양은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고 '초심'을 떠올리며 체력적·정신적 부담을 이겨내고 있다.

이태양은 "나는 처음부터 잘하는 선수가 아니었다"면서 "언제부터 국가대표였고, 언제부터 올스타였느냐"고 자신을 향해 반문했다.

이어 "올해 전반기에 잘한 만큼, 그때의 마음을 잊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하려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취재진과 이야기하는 이태양의 주위로 팀 동료들이 지나가며 "뭐 하느냐"고 일부러 농담 섞인 질책을 했다. 마음의 짐을 덜어주려는 일종의 배려인 셈이다.

부끄러운 표정을 짓던 이태양은 "(인터뷰를)잘 던지고 해야 하는데…"라면서도 "6월에 잘했다가 7월에 부진하니, 8월에는 다시 잘 던지리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잃지 않으려 한다"고 특유의 환한 미소를 되찾았다.

여전히 밝은 이태양의 미소처럼, 잠시 먹구름을 꼈지만 한화 마운드의 '태양'은 아직 진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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