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지난 4월 한 육군 병사가 선임병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숨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폭행 수준이 아니라 잔인한 가혹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황현택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4월, 육군 28사단 내무반에서 윤 모 일병이 선임병 4명에게 폭행을 당해 숨졌습니다.
<녹취> 육군 관계자 : "음식을 사서 취식을 하다가 선임병한테 가슴 등을 폭행당한 거죠. 하지만 단순 폭행이 아니었습니다."
군 수사 기록 등을 확인한 결과, 후임병들에 대한 구타와 가혹 행위가 일상적으로 자행됐습니다.
새벽 3시까지 '기마 자세'로 얼차려를 시킨 뒤 잠을 재우지 않는 '취침 통제'
치약 한 통을 강제로 먹이거나 드러누운 얼굴에 1.5리터 물을 들이붓고, 심지어 개 흉내를 내게 하며 바닥에 뱉은 가래침까지 핥아먹게 했습니다.
<녹취> 사망 병사 유족 : "솔직히 자살할 수도 있었고, 임 병장처럼 사건을 일으킬 수도 있었지만, 끝까지 버텼잖아요. 저희도 어떻게든 진실 규명하고..."
병사 관리 책임이 있는 간부는 더 심각합니다.
모 하사의 경우 폭행 현장을 직접 보고도 이를 묵인했고, 심지어 자신도 폭행을 휘둘러 추가로 구속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군 관계자는 "간부가 나이 많은 병사에게 '형'이라 부르며 부대 밖에서 함께 어울릴 정도로 부대 관리가 엉망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육군은 대대장과 중대장을 보직 해임한 뒤 정직 처분을 내렸지만, 또 다시 현장 지휘관들에게만 책임을 떠넘겼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